[TV쪼개기] ‘동상이몽’, 앵그리 잔소리꾼이 치고박고 싸우는 재미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5.10 11: 00

자녀와 부모가 함께 고민을 털어놓는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마치 자신들의 일처럼 잔소리를 하는 스타들의 참견이 공감대 상승의 이유가 되고 있다. 옆에서 함께 안타까워하고 고민의 해결책을 찾는 스타들의 오지랖이 안방극장을 고민 해결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현대 무용을 하는 학생과 이 학생을 최고로 키우고 싶은 어머니가 출연했다. 다그치는 것보다 따뜻한 격려를 원하는 학생과 채찍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머니가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그동안 높이 쌓아올렸던 마음의 벽을 조금은 허무는 시간이 됐다.
이 프로그램은 10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출연해 평소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하는 구성. 가족의 일상을 담은 관찰 카메라 영상을 보며 문제가 무엇인지, 해결책이 있는지에 대해 유재석, 김구라를 비롯해 스타들이 수다를 떠는 구성이다. 많은 가족이 흔하게 겪고 있는 문제의 대표 자격으로 나온 출연자, 이들의 영상을 보며 조금은 거리를 좁혀주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들의 진심 가득한 수다가 ‘동상이몽’을 보는 재미와 공감 요소다.

이 가운데 지난 9일에는 서장훈이 출연해 친밀해서 천적인 김구라와 대립각을 세우며 불꽃 튀는 난상 토론을 벌였다. 프로 농구 선수 출신으로서 운동선수의 고단함을 하는 서장훈은 학생의 편이었고, 김구라는 보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학생과 어머니 두 명의 문제를 동시에 지적했다. 서장훈은 안타까운 마음에 어머니의 실수를 조목조목 지적했고, 이를 막아서는 김구라와 귀여운 언쟁을 벌이며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시선으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사실 가족 문제에 있어서 명확한 잘잘못을 가릴 수는 없는 일. ‘동상이몽’에서 스타들이 만들어가는 대화 역시 어느 방향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맞는 말일 수도, 맞지 않은 말일 수도 있다. 옳고 그름의 정답이 없는 대화를 하는 것은 출연 가족들이 이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은 알길 바라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포석일 터다. 마치 내 일인 것마냥, 내 가족인것마냥 열을 내서 조언을 하는 서장훈과 김구라, 그리고 이 열띤 토론을 중재하는 유재석이 만들어가는 공감대는 상당히 폭이 넓다.
침착하고 논리정연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조금은 한쪽에 치우친 이야기를 하더라도 시청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넘기는 일. ‘동상이몽’에는 이 같은 ‘앵그리 잔소리꾼’이 깔려 있다. 그리고 포용하며 진행을 하는 유재석이 이 같은 난상 토론을 산만하지 않게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답은 없고 결론 역시 늘 똑같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또 다시 갈등이 벌어지겠지만 그래도 서로를 너무 미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 정규 방송 3회를 마친 ‘동상이몽’이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이 같은 재밌으면서도 따뜻한 접근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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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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