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멤버의 깜짝 놀랄만한 실력은 더 이상 깜짝 놀랄만한 얘기도 아니다.
그러나 지난 10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은 새삼 또 놀랄만 했다. 예쁘고 노래 잘하는 K-POP 가수에 그토록 익숙했으면서도 역시나 '저 정도 실력이면 비주얼은 아닐 것'이라는 편견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방송이었다.
무엇보다 방송 초기 루나가 확실하다고 알려졌던 황금락카는 갈수록 너무나 놀라운 실력으로 인해 루나가 아닐 것이라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던 상황. 지난 방송에서 얼굴을 공개한 황금락카는 결국 루나였다. '설마, 루나겠어?' 싶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졌던 그가 진짜 루나로 밝혀지자 새삼 "에프엑스에 이렇게 뛰어난 보컬이 있었다니!"하고 놀라는 분위기다.
생각해보면 에프엑스의 노래도 춤추며 따라부르기 결코 쉬운 노래가 아니지만, 그가 이토록 성숙하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날 아쉽게 종달새에게 가왕 자리를 넘겨주긴 했지만, 종달새와는 완전히 다른 창법과 깊이감으로 여전히 열렬한 호평을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는 것도 의미있는 부분. 청아하면서도 깊이있는 음색은 결코 흔치 않은 것이었다.
그래도 루나는 오랜기간 에프엑스의 리드보컬이었고, 뮤지컬로 실력도 인정받던 멤버였다. 그에 비해 비투비의 육성재는 그야말로 '깜짝 놀람'이었다.
김동률의 노래를 선곡하며, 그의 목소리와 흡사한 창법으로 여심을 뒤흔든 그는 가면 속에 그토록 잔망스럽게 생긴 귀여운 외모를 숨겨놓을 줄 몰랐다.
그동안 예능, 드라마 등에서 주로 활동한데다 메인 보컬도 아니었기에, 일반 대중은 그의 음색을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었던 상태. 누가 봐도 비투비의 비주얼 담당이라고 느껴지는 외모도 더욱 그의 노래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게 하는 요소였다.
그러나 반전이었다. 종달새에게 패하긴 했지만, 그는 안정된 감성 표현과 감미로운 중저음으로 솔로로서도 손색 없는 매력을 발휘해냈다.
한동안 외모 때문에 무대에 서지 못했던 실력파들이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반격에 나섰지만, '복면가왕'은 오히려 너무 예쁜 비주얼 때문에 노래 실력을 조명받지 못했던 실력파들이 반격에 나서는 계기가 되고 있는 상태. 이러나 저러나 실력파들의 재조명은 언제든 즐겁다.
ri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