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부탁해’의 부녀가 함께 고민을 나눴다. 어색한 관계이긴 하지만 서로 조금씩 노력해서 고민을 털어놓은 시간은 부녀의 사이를 조금 더 가깝게 해줬다. 친구에게 고민을 말하는 것보다 가족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힘들지만 아이들과 아빠들이 용기를 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이하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조재현, 강석우, 이경규, 조민기가 딸과의 추억을 만들며 한층 더 가까워지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날은 작은 기적들의 연속이었다. ‘아빠를 부탁해’의 부녀의 관계를 보면 말 한 마디, 눈 한 번 더 마주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방송을 통해서라도 추억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모습은 ‘기적’과도 같았다.
이경규는 예림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됐고 조재현은 혜정의 고민, 강석우는 다은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들이지만 진짜 서로의 속마음을 알면서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연예인 가족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 같았지만 이들의 부녀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관계였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있지만 막상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집에 같이 있어도 어색하고 딱히 할 말도 없는, 상당히 현실적인 부녀관계였다. 하지만 방송으로나마 같이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다.
방송이 아니었다면 고민을 함께 나눌 기회가 없었을 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부녀가 고민을 함께 한 건 출연진 당사자들의 큰 수확이기도 하고 부모 시청자들에게는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방송이었다.
이경규와 예림, 예림의 친구들은 함께 멕시칸 식당에서 밥을 먹었고 예림의 친구들은 이경규에게 예림과 술을 먹는지, 스킨십을 하는지 물었다. 그러나 예림과 전혀 스킨십이나 술을 먹지 않는 이경규는 인터뷰에서 “친구들의 아빠들에 비해서 내가 훨씬 마음의 문을 닫고 있구나 생각했다”며 “친구들한테 아빠하고 안 친하다고 했나보다.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이경규는 자신과 예림의 영상을 본 후 방송을 본 후 “예림이와 관계는 솔직히 옛날하고 비슷하다. 그러나 많이 알게 된 건 있다”며 “딸이 뭘 좋아하고 친구들이 누구고 예림이를 많이 알게 됐다. 많이 발전됐다. ‘더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재현과 혜정도 마찬가지. 혜정은 아빠와 한강 나들이를 하며 일이 잘 안 풀릴 때 한강에 혼자 와서 있었다고 고백하자 조재현은 퉁명스럽게 얘기하면서도 인터뷰에서는 “쪼그만 게 여기 와서 지나가는 차를 보고했을 때 어땠을까. 가슴이 아팠다”며 속상해했다.
강석우는 방송을 하면서 느끼고 있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솔직하게 딸에게 말하고 다은 또한 처음으로 아빠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강석우는 “나는 인터뷰에서 방송하게 되면서 더 혼란스럽다고 했다. 아빠가 엄마나 너희들에게 한 거, 아빠의 스타일이 옳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어렵게 말했다. 다은도 “주눅 들어 있다고 생각 안했는데 사람들이 볼 때는 그렇게 보인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고 강석우도 앞으로 고치겠다고 말했다.
작지만 이들 부녀들에게는 큰 기적이었다. 말 안했으면 몰랐을 얘기들이지만 조금 더 용기 낸 부녀는 고민을 얘기하며 또 한 걸음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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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아빠를 부탁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