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현주, 최근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카리스마 넘치고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예능프로그램에만 출연한 참 푸근하고 친근한 아저씨가 된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는 손현주와 박서준이 ‘런닝맨’ 멤버들과 함께 ‘납치된 여배우를 구하라’는 미션을 받고 추리 레이스를 펼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게스트 모두 영화 ‘악의 연대기’에서 형사 역할을 맡은 만큼 이들의 추리를 기대케 했다.
이날 손현주는 날카로운 형사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코믹하고 허술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평소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주로 선보였기 때문에 반전의 모습은 더 큰 재미를 만들어냈다.
손현주는 첫 등장부터 큰 웃음을 줬다. 박서준과 책상 밑에 숨어있던 손현주는 등장할 타이밍이 되자 책상을 뚫고 나타났다. 박서준은 웃고 있었지만 손현주는 마치 형사처럼 진지하게 표정을 지어 더욱 웃음을 자아냈다. 이뿐 아니라 손현주는 첫 출연 당시 우승해서 받았던 절대반지까지 챙겨 나오며 ‘최종 우승’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런닝맨’ 사상 처음으로 절대반지를 끼고 재등장한 게스트는 손현주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되자 손현주는 연기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어리바리한 면을 보였다. 이날 게임은 룰을 모른 눈치탐정이 들키지 않고 여배우를 구해야 하는 미션이었다. 손현주는 눈치탐정이라고 의심받자 룰을 안다고 말했지만 뭔가 의심스러웠다. 또한 게임에서 이길 수 있었는데도 ‘런닝맨’ 멤버들의 꾀에 넘어가 당하고 마는 허당기 가득한 모습도 보였다.
첫 번째 게임이 끝나고 박서준이 눈치탐정 힌트를 갖고 있자 손현주는 힌트를 보고 있던 박서준에게 “절대반지를 줄 테니 알려 달라”라고 했다. 그러나 박서준이 이를 거절하자 결국 손현주는 “그따구로 해라”라고 뒤끝 있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두 번째 미션인 ‘영화의 장면을 수집해라’에서 손현주는 송지효가 수많은 영화 장면 패널을 가지고 있자 끝까지 쫓아가서는 어떻게든 뺏어 가려고 했고 송지효가 밟고 있는 패널까지 가지고 가려고 애쓰는 모습이 처절,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손현주의 어리바리함의 절정은 마지막 미션 때였다. 어설픈 행동으로 눈치탐정을 꾀어내기 위한 날카로운 행동을 보였지만 결국 에이스들에게 당하고 말았다. 손현주는 눈치탐정을 찾아내고 눈치탐정에게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반대쪽 손으로 전화기를 들고 “엽때요~ 띠리리리리”라고 영구 흉내를 내야 했다. 이에 손현주는 망설이지 않고 바보연기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고 이를 보던 박서준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손현주의 허당기는 계속됐다. 멤버들이 모여 눈치탐정을 추리하는 가운데 손현주는 “내가 형사만 15년이다”라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전혀 다른 사람을 예측했다. 특히 손현주는 멤버들 중 유일하게 두 눈치탐정 송지효, 유재석을 대면했지만 송지효가 손현주의 이름표를 떼며 아웃이라고 하자 처음엔 의심하더니 결국 믿어 결정적인 실마리를 놓쳐버리고는 멍하게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은 이날의 명장면이었다.
손현주는 ‘악의 연대기’ 예고편만으로 사람들을 소름 끼치게 하지만 예능에서는 한없이 웃긴 아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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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런닝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