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이라고 말을 하지만 배우 김성령의 오열 연기가 등장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잊을 만큼의 몰입도를 만들어냈다.
김성령은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극본 박현주 연출 이대영, 김민식)에서 모성애에서 피어난 오열 연기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날 김성령이 분한 레나정은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오갔다. 현재 연인인 박민준(이종혁 분)에게 프러포즈를 받았지만 자신에게 큰 상처를 남긴 전 연인, 서인철(이형철 분)을 만난 것.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게스트와 MC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으르렁거리며 서로를 쏘아봤고 방송이 끝난 뒤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서인철이 말한 장소로 찾아간 레나정은 박민준과 헤어지라는 서인철의 말에 "내가 왜. 나도 너처럼 한 번쯤은 행복해야하지 않겠어. 이 결혼 절대 포기 못해"라고 쏘아붙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를 위해 과거를 묻어두기로 했다. 하지만 레나정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하나는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았다. 때문에 레나정은 떠나는 서인철을 향해 "아이는 잘 자라고 있냐"며 아이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두 사람의 친딸은 강이솔(이성경 분)인 상황. 그러나 레나정은 이를 모르고 있는 상황이며 서인철은 그런 레나정에게 "아이는 죽었다. 호적에도 올리기 전에 몸이 약해서 그런지 죽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렇게 레나정의 분노와 오열은 시작됐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거짓말 말아라. 나 절대 아이 안 만날거다"라고 말했지만 죽었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오열, 서인철을 향해 분노를 토해냈다.
또한 혼자 있는 자신을 찾아온 박민준에게 어릴 적 이야기를 꺼내며 "엄마가 내 손을 끌고 바다로 들어가며 죽자고 한 적이 있다. 나는 그때 도망쳤다. 살고 싶었다. 나 다시는 불행하게 살고 싶지 않다"라고 눈물을 보였다. 분노와 외로움, 슬픔, 후회 등 모든 감정이 뒤섞인 눈물에 보는 이들의 몰입도는 최고조에 다다른 순간이었다.
현재 '여왕의 꽃'은 막장이라고 불리는 소재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모녀 관계인지 모른 채 만나는 두 여자와 자신의 아들이 만나는 여자에게 돈을 건네며 헤어지라고 하는 어머니 등이 그렇다. 막장의 요소를 어떤 이들은 재밌게 받아들이겠지만 어떤 이들은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김성령의 오열 연기만큼은 모든 것을 잊을 만큼의 열연이었다. 그토록 독하던 여자가 모성애에서 나오는 분노를 표출하는 중요한 장면이었던 이날 방송에서 김성령은 레나정의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해내줬다.
앞으로 레나정 앞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친딸과의 만남도 남아있다. 그 산들이 막장이라고 욕할 만큼의 내용일수도 있지만 김성령의 연기만큼은 '여왕의 꽃'을 빛나게 해주는 것 아닐까.
한편 '여왕의 꽃'은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와 그가 버린 딸이 재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trio88@osen.co.kr
'여왕의 꽃'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