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바보인 척 하지만, 언제나 앞서 가 있다. 매번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을 주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프로그램과 시청자들을 위한 살신성인의 결과다. 8년째 ‘1박2일’ 고정 멤버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수 김종민은 남다른 순발력과 물불 가리지 않는 야생 정신으로 변함없이 프로그램에 활기를 더해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다.
김종민은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에서 게임에서도, 예능감에서도, 남다른 소질을 보이며 크게 활약했다.
이날 멤버들은 지난주에 이어 충남 보령시 호도에서 복불복 게임을 하며 '무소유 여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저녁 복불복을 비롯해, 잠자리 복불복 등 ‘1박2일’하면 빠질 수 없는 복불복 게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종민의 활약은 다른 날보다 도드라졌다. 그는 소지품 몰아주기를 위해 오금 맞히기를 하던 중 멤버들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이를 알아맞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대다수의 멤버들이 다른 멤버들의 방해 공작으로 오금에 못 미치거나 지나가버려 실패를 한 반면, 김종민은 오금의 정중앙을 정확하게 알아맞히며 멤버들 뿐 아니라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결국 멤버들의 물품은 김종민에게 몰아주기가 됐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멤버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김종민이 화장실에 들어간 순간, 그의 가방에 있던 물건을 도로 되찾아 갔고 돌아온 김종민은 이를 알아채지 못하는 어리바리함으로 웃음을 줬다.
김종민의 활약이 다시 한 번 돋보였던 부분은 저녁 식사 복불복이었다. 김종민은 저녁 식사 복불복에서 맨 마지막 메뉴인 우럭 매운탕을 차지하기 위해 경매에 나섰다. 각 음식당 미션의 종목이 있고, 멤버들은 경매를 통해 도전의 한계를 정하는 식이었다.
‘뼈그맨’ 김준호가 22개 정도에서 큰 웃음을 준 후 포기한 상황. “나는 잘 느끼지 못한다”며 빨래집게 30개에 과감히 도전한 김종민은 쏟아지는 고통에도 이를 참으며 결국 성공해 보였다. 빨래집게를 꽂고 있는 ‘신바’의 모습은 역시나 웃음을 자아냈고, 우럭 매운탕은 그렇게 그의 차지가 됐다.
더불어 김종민은 다시 잠자리 복불복에서도 남다른 활약을 보였다. 마지막에 낙오하는 사람이 무인도에서 홀로 1박을 한다는 조건을 걸어놓고 시작한 이 서바이벌에서 김종민은 가장 먼저 탈출에 성공하는 멤버가 됐다. 타이어 끌기에서 운 좋게 타이어가 한 개 달린 줄을 선택한 그는 타이어 반개를 끌게 된 차태현보다 오히려 더 빨리 달리며 1위를 차지, 가장 먼저 무인도행을 면하게 됐다.
햇수로는 9년차, 8년째 ‘1박2일’ 멤버로 함께하고 있는 김종민의 내공은 갑작스럽게, 하지만 즐겁게 분출돼 보는 이들을 만족시켰다. 늘 바보 이미지로 웃음을 주고는 하는 그지만,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활약상은 그냥 바보라면 우연히라도 만들기 힘든 것들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살신성인으로 가득한 ‘갓종민’의 존재가 유독 그 가치를 발휘한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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