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린’의 이재규 감독이 최근 본인의 영화사를 설립해 눈길을 끈다. 본격적인 영화 연출 뿐 아니라 제작으로도 활동 반경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행보다.
이재규 감독은 지난 달 CJ엔터테인먼트 출신인 박철수씨와 함께 영화사 몬스터필름 법인 등록을 마쳤다. 정확한 자본금과 두 사람의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책임과 권한을 가진 공동 대표 자격으로 도원결의했다는 전언이다.
CJ에서 노른자 부서인 한국영화 투자, 배급팀과 사업본부 등을 두루 거친 박철수 대표는 이재규 감독과 학창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다고 하는데 이번에 영화사까지 함께 만들며 사업 동반자가 됐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영화 관계자는 7일 “박씨가 CJ에서 퇴사한 뒤 이병헌 조승우 주연 ‘내부자들’을 제작한 영화사에 잠시 적을 뒀지만 이재규 감독과 영화사 설립을 위해 몇 달 전 독립했다”면서 “박씨가 제작 전반을 맡고, 이 감독이 연출에 집중하는 형태로 회사를 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린’ 개봉 후 여러 제작사와 CJ, 쇼박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이재규 감독이 모든 연출 의뢰를 거절한 속내가 바로 본인 영화사 설립을 위한 것이었던 셈이다. 이 감독은 한때 ‘역린’의 제작사 초이스컷픽쳐스에서 ‘팔란티어’라는 SF 영화를 준비했지만 100억이 넘는 예산과 캐스팅 등 여의치 않은 사정이 겹치며 연출에서 하차한 바 있다.
한편, 몬스터필름의 창립작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다. 이 감독이 아직 김종학 프로덕션과 드라마 잔여 계약이 남아있고 ‘역린’을 능가하는 회심의 시나리오도 아직 확보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신문학과 출신인 이재규는 1996년 MBC에 입사해 첫 연출작 ‘다모’를 비롯해 ‘패션 70s’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를 연출했다. 작년 세월호 정국이던 4월 30일 개봉해 384만명을 동원한 현빈의 제대 후 컴백작 ‘역린’으로 영화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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