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5주년을 맞은 가수 보아는 더 성숙했고, 여성스러워졌다. 스스로 "나이가 있는 만큼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번 새 앨범에는 '여자' 보아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보아는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에서 정규 8집 '키스 마이 립스(Kiss my Lips)' 발매 기념 음감회를 개최, 컴백 소감과 활동 계획 등을 밝혔다.
이번 앨범은 지난 2012년 7월 출시한 정규 7집 '온리원(Only One)'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발표하는 것으로,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이하는 보아의 한층 성숙해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R&B, 팝, 발라드 등 다채로운 장르의 총 12곡이 수록됐다. 보아는 앞서 '온리원', '그런 너' 등의 자작곡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은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듀서로서의 면모도 발휘한 만큼, 이번 앨범에서도 뮤지션 보아만의 음악 색깔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아는 '키스 마이 립스'를 포함한 총 6곡을 미리 공개했다. 1분 미리듣기로 진행된 음감회는 MC 은혁이 감탄할 정도로 다양한 장르와 분위기의 완성도 높은 곡이었다.
보아는 "'스매쉬(Smash)'는 굉장히 경쾌한 팝이다. 펑키하고 굉장히 신나고, 가사 내용도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오늘 하루는 일탈을 하자. 즐길 수 있을만큼 즐겨보자는 노래다. 타이틀 후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 곡은 펑키한 기타와 그루비한 베이스 연주, 복고풍의 브라스가 돋보이는 곡.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쯤 여유를 가지고 자유를 찾아 일탈해보자는 내용의 가사를 담아냈다.
보아의 설명에 따르면 '폭스(Fox)'는 많은 분들이 여자에게 여우같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좋은 의미로 남자들 중에도 굉장히 여우같은 분들이 있다. 처음에는 여우같다가도 결국엔 순수한 마성의 매력을 가진 남자를 표현한 곡이다.
또 '더블 잭(Double Jack)'은 에디킴이 피처링을 한 곡으로, 보아는 "친분이 전혀 없다. 심지어 아직까지 만나지 못했다. 녹음실에 가려고 했는데 스케줄이 겹쳐서 녹음할 때 못 찾아갔다. 얼굴을 못 본 상태에서 같이 노래를 불렀다. 다음에 꼭 만나고 싶다. 너무 목소리가 감미롭고 에디킴이 불러줘서 훨씬 노래가 감미로워졌다. 앨범 작업하면서 시간이 많으니까 음악방송을 많이 보는데, 에디킴의 무대를 보고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을 많이 했었다"라고 에디킴과 작업하게 된 계기를 공개했다.
무엇보다 보아는 이번 앨범을 통해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보아는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굉장히 후회했다. 지난해 4월쯤에 앨범을 내겠다고 회의를 했다. 곡을 한 번 다 써보고 싶다고 말을 해버렸다. 그냥 던졌는데 낚으신 거다. 그래서 집에 가서 '내가 왜 그랬지'했다. 사실 너무 힘들다 싶으면 중간에 미니앨범으로 돌리든, 12곡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하다 보니 요즘에 콜라보레이션도 많이 하고 해서 배워가면서 완성한 앨범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털어놨다.
또 "정말 큰 도전이었는데 완성이 돼서 굉장히 뿌듯하다. 만들면서는 매 순간이 재미있는 것 같다. 평소에는 몰랐던 편곡자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고, 국내에 있는 많은 작곡가들도 알게 돼서 뜻 깊었다. 그래서 다음 앨범에는 노래를 받으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보아는 "스무 곡 정도를 1년 동안 쉬지 않고 쓴 것 같다. 그 중에서 추린 거다. 발라드나 어쿠스틱한 곡이라든지, '온리원'을 듣고 내 이야기 같다는 말을 많이 해줬는데 가사를 현실적인 내용으로 담았다"라며 "그래서 한 곡만 뽑기가 어려운 게, '키스 마이 립스'는 믹스를 26번 했다. 기사님들을 엄청 괴롭혔던 앨범이다. 그만큼 애착이 많이 가고,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도움이 되고, 공부가 됐던 앨범"이라고 설명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타이틀곡 '키스 마이 립스'는 세계적인 프로듀싱팀 스테레오타입스와 콜라보레이션한 곡으로, 미니멀한 팝 장르다. 중저음을 강조한 보아의 섹시한 보컬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배가시키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줘 왔던 보아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보아는 '키스 마이 립스' 퍼포먼스에 대해 "힐을 신고 치마를 입고 싶었다. 외형적인 부분이 받쳐줘야 몽환적인 노래와 함께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노래를 만들었다. 치마 입고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초로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는 보아가 말한 대로 그녀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하고 파워풀한 퍼포먼스롤 보여줬던 보아는 한층 더 여성스럽고 섹시해진 모습으로 앵글을 채웠다. 부채를 이용한 퍼포먼스나 치마 등 의상에도 변화를 주면서 퍼포먼스를 충실하게 채워나간 모습이었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것에 대해서는 "벌써 데뷔 15년인데, 사실 데뷔했을 때는 상상도 못했다. 이번 앨범이 나한테는 꿈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전곡 자작곡 앨범을 만들어낸 만큼, 이번 앨범 목표도 "보아도 곡을 쓴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설명. 보아는 "'온리원' 냈을 때 내가 곡 쓴지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이번 앨범을 통해서 보아라는 가수는 곡을 쓴다는 것을 많이 알려주면 좋겠다"라며 "'온리원' 활동 끝나고 나서 노래 좋았다면서 '혹시 본인이 썼느냐, 몰랐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회사에서도 그걸 중점적으로 홍보해주신 것 같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후배 가수들 앨범 프로듀서 활동에 대한 목표도 열어뒀다. 보아는 "다들 개성이 뚜렷한 후배 가수들이라 내가 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 그런데 회사에러 루키즈 분들 곡 써달라는 이야기는 들었다"라며 "남녀 그룹 한 번씩 다 해보고 싶다. 굉장히 상반된 매력일 것 같다. 매력이 다 다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보아는 기념적인 해인만큼 특별한 활동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 콘서트 등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신곡을 발표하는 텀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보아는 "앞으로 텀을 계속 줄여나가려고 한다. 그래서 다음 앨범이 생각보다 일찍 나올 수도 있다"라면서, "멜로디가 좋은 노래는 시대가 지나고 기억에 남겨지는 것 같다. 이번에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도,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곡도 있다. 다양한 색깔이 지닌 노래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노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2년 9개월 만에 돌아온 보아가 새로워진 음악과 퍼포먼스로 어떤 평가를 이끌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12일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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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