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희가 사랑도 잃고 직업도 잃었다. 모든 건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이었다. 끝없는 절망 속 바닥을 친 재희가 가족들과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제 막 시작됐다. 재희가 선두에 선 '가족을 지켜라'는 KBS 일일극 시청률도 지킬 수 있을까.
지난 11일 첫 방송된 KBS 1TV 일일드라마 '가족을 지켜라' 1회에서는 우진(재희 분)의 수난기가 그려졌다. 우진은 애인인 예원(정혜인 분)이 집에서 정해준 남자와 약혼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고, 전임이 될 기회마저 동료에게 빼앗겨 버렸다. 우진의 동료는 병원에 건물을 올려주고 우진의 기회를 차지해버렸던 것. 재벌급인 예원의 집안에서는 우진에게 의사도 다같은 의사가 아니라는 독설을 내뱉으며 신분 상승할 다른 여자를 찾으라고 말해 우진을 힘들게 했다.
믿을 건 자기 자신 밖에 없는 우진은 달동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토록 노력해왔건만, 냉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에게 허락된 건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박탈감에 휩싸인 우진은 술에 엉망으로 취해버렸고, 골목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리고 해수(강별 분)가 그를 구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면서 '가족을 지켜라'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가족을 지켜라'는 애틋하기도, 원수 같기도 한, 때론 가슴을 저미다가 가슴을 치게 되는 가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던질 작품. 우진의 아버지인 만재(최일화 분)가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애잔하게 그려지는 등 소시민인 우진 가족의 녹록지 않은 모습은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가족을 지켜라'의 첫회는 밝고 경쾌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각 캐릭터의 상황을 설명하고, 그 안에 고단한 일상을 녹여내 몰입도를 높였다. 극의 중심을 잡는 재희 또한 한시도 평온할 틈 없는 우진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연기해내면서 시청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전작 '당신만이 내 사랑'이 30%대 시청률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끈 가운데, '가족을 지켜라' 또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재희는 첫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KBS 대표 드라마에 주연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 오랜만에 진짜 가슴이 뛰면서 촬영장을 가는 것 같다"며 "연기를 오래하다 보면 그냥 연기자니깐 해야 하는 작품들도 솔직히 있다. 근데 이 작품은 연기 DNA를 깨워주는 작품이다. 의욕이 불타고 있다"고 주인공으로서의 연기 욕심을 내보인 바 있다. 의욕이 넘치는 재희와 강별, 최일화와 이휘향, 변희봉, 반효정 등 쟁쟁한 신구 연기자가 포진한 '가족을 지켜라'가 새로운 가족의 이야기로 시청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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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지켜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