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인 KBS 2TV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가 뜨거운 관심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모두 기대를 하고 있는 까닭에 막상 뚜껑이 열리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실망 섞인 반응이 나올까봐 우려가 있는 것. 지난 11일 제작발표회를 통해 공개된 이 드라마의 10분가량의 예고만 봤을 때 일단 웃기긴 웃기다.
‘프로듀사’는 오는 15일 오후 9시 15분 첫 방송되는 드라마. 예능국을 배경으로 예능 PD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KBS 예능국이 처음으로 제작하는 드라마라는 점과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별에서 온 그대’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가 펜을 들었다. 또한 ‘개그콘서트’ 흥행을 이끈 서수민 PD와 감각적인 연출의 표민수 PD가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드라마 ‘원톱’이 가능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는 점이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워낙 제작진과 출연진이 빵빵한 탓에 드라마에 대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방영 전부터 ‘무조건 봐야 한다’는 네티즌의 글이 많은 것. 이는 ‘프로듀사’에게 부담감이 되기도 한다. ‘흥행 메이커’들이 함께 하는 만큼 잘 돼야 본전인 것.
공효진은 지난 1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본이 정말 재밌었다”고 말한 후 “사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다”라고 설명했다. 대본이 재밌어서 드라마를 선택했는데 뜨거운 관심 때문에 얼떨떨하다는 것.
차태현도 “나도 그렇다. 그러니 기대해달라. 우리는 기대해달라는 말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라고 많은 기대로 인해 부담스러운 상황을 설명했다. 김수현 역시 어떤 질문에 답하든 “기대해달라”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아이유가 두 번째 호흡으로 자신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하자 “기대해달라”라고 ‘기승전기대해달라’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차태현도 ‘프로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드림하이’, ‘해를 품은 달’, ‘별에서 온 그대’ 흥행을 책임진 김수현의 출연이 결정됐기 때문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김수현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하나 싶었다. 궁금증이 생겼다. 수현이가 출연하게 되면서부터 부담감이 생겼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어떻게 보면 배우들의 부담감은 당연할 터다. 이 가운데 베일을 살짝 벗은 예고 영상은 흥미를 자극한다. '1박2일' 폐지 위기에 몰린 라준모(차태현 분), 기세고 털털한 '뮤직뱅크' PD 탁예진(공효진 분), 어리바리한 신입PD 백승찬(김수현 분), 차갑고 도도한 톱가수 신디(아이유 분)의 모습은 시선을 끈다.
가장 돋보였던 것은 김수현의 연기 변신이었다. 그는 '별에서 온 그대'의 외계인 도민준의 모습을 완전히 벗어나, 고지식하고 둔한 신입PD 백승찬 역에 몰입해 웃음을 줬다. “과자를 사오라”는 심부름을 가서 과자만 잔뜩 사오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 혼이 나는 그의 모습은 여느 신입사원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익숙하면서도 ‘리얼’한 차태현, 공효진 표 코미디 연기도 박지은 작가의 톡톡 튀는 대사와 어울려 기대감을 줬다. 나영석PD가 떠난 후 무너져가는 ‘1박2일’의 메가폰을 잡게 된 라준모는 어떻게든 프로그램을 살려보기 위해 여배우들을 캐스팅해 아줌마표 ‘1박2일’을 만들었다. 차태현은 여배우들의 등쌀과 예능국장의 압박 속에 고통당하는 라준모 역을 특유의 코믹한 캐릭터로 표현해 내 웃음을 줬다.
공효진은 예능국의 멋쟁이 ‘뮤직뱅크’ 탁예진 PD 역을 맡아 흔들림 없는 코미디 연기를 보여줬다. 만취한 채 라준모의 등에 엎혀 가거나 까다로운 톱가수 신디와 ‘기싸움’을 벌이고, 백승찬을 쥐 잡듯이 잡는 그의 모습은 거친 방송국에서 살아남은 여자 PD의 캐릭터를 그려내며 기대감을 낳았다.
더불어 동료 가수 현아, 크리스탈 등을 보며 시크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여가수에 대해 연구를 했다는 아이유 역시 본래의 모습과 비슷한 듯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간 꾸준히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연기에서도 소질을 보였던 만큼, 이번에도 안정적인 연기력이 돋보이는 모습.
곳곳에 배치된 조연 혹은 카메오 출연은 색다른 재미를 기대케 했다. '삼시세끼'의 출연 후 '1박2일'에 출연한 윤여정을 비롯해 황신혜, 현영 등 '1박2일' 아줌마 멤버들과 김종국 등의 모습이 반가움을 안겼다. 또 KBS 예능국이 배경인만큼 실명이 거론돼 웃음을 주기도 했는데 극 중 예능국장은 "나영석이 참 잘했다. 걔 다시 데려올 수 없느냐"는 대사를 날려 웃음을 주기도 했다.
화려한 배우들의 모습만큼이나 일단 이야기는 재미를 유발하는 것. 박지은 작가의 웃긴 대사와 이를 재밌게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가 ‘프로듀사’라는 누가 보면 ‘그들만의 세상’일 수 있는 방송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즐겁게 만들었다. 큰 관심의 부담감을 극복하고 흥행 대박을 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는 것. 이제 정식 출항을 앞두고 있는 ‘프로듀사’가 안방극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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