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이혼을 앞둔 상황이라지만 꿈속에서도 불륜녀 생각뿐이라니 얄밉기 그지없다. 늦게 배운 사랑에 빠져 뻔뻔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는 한진희의 태도가 이보희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 또한 답답하게 만들었다.
11일 방송된 MBC '압구정백야'에서는 백야(박하나 분)의 출가로 마음이 뒤숭숭한 가운데 남편 조장훈(한진희 분)의 불륜에 화를 애써 억누르는 서은하(이보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조장훈과 오달란(김영란 분)의 불륜 행각은 백야와 육선지(백옥담 분)의 시댁에도 이미 널리 퍼진 상태. 급기야 육선지는 자신의 어머니 오달란과 조장훈의 관계에 대해 뒷담화하는 문정애(박혜숙 분)의 말을 엿들었다. 안 그래도 친구에서 손윗동서가 된 백야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육선지는 불안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서은하 또한 고운 정보다 무섭다는 미운 정이 든 백야가 출가시키고 허전함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백야가 떠나고 홀로 남은 방에서 “다시는 같이 살 수 없겠지”라며 ”잘해준 것도 없고 싸우기만 했다. 그래도 내 삶에서 가장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씁쓸한 속마음을 독백했다.
하지만 불륜의 당사자인 조장훈은 이러한 주변인들의 상황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꿈속에서조차 오달란과 행복한 데이트를 즐기는 듯 했다. 안방으로 돌아선 서은하는 웃음꽃이 만개한 채 “달란아”라고 잠꼬대하는 조장훈을 보고 코웃음을 치며 어이없어했다. 베개를 들고 잠시 울컥하던 서은하는 “그래. 너는 늙은 거랑 삼혼해라"라며 "나는 젊고 풋풋한 작가 만나서 보란 듯이 사랑할거다”며 뒤돌아섰다.
결국 서은하는 다음날 아침 딸 조지아(황정서 분)도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조장훈에게 “어제 꿈 꿨지 않았냐. 오달란 찾던데"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조장훈은 당황한 표정을 애써 감추며 서은하에게 버럭하는 모습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했다. 과연 뻔뻔한 두 중년 남녀의 얄미운 사랑이 예상대로 그들의 생각처럼 순탄할지, 시청자들의 요구처럼 벼락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압구정백야'는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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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백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