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비스트의 멤버이자 섹시 듀오 트러블메이커인 장현승(26)이 이번에는 오직 장현승의 이름으로 솔로로 나섰다. 다소 도발적이면서도 탄탄하게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쌓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장현승은 지난 8일 첫 번째 솔로음반 '마이(My)'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나섰다. 2주 동안의 짧은 활동 기간이지만 이번 음반에는 장현승만의 색을 담으려고 어느 때보다 신경 썼다. 직접 곡을 쓰지는 않았지만 콘셉트부터 곡 구성, 재킷 사진과 포스터의 폰트까지 하나하나 세심한 의견이 들어간 음반이다.
장현승은 지난 11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첫 번째 솔로음반을 발표한 소감과 앞으로 가수로서 어떤 길을 걷고 싶은지,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지에 대한 바람 등을 밝혔다.
이번 음반은 특히 보컬 장현승이 매력이 돋보였다. 비스트의 리드보컬이자 트러블메이커로 활동하면서 독특한 음색과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매력을 어필해온 장현승. 그의 솔로음반을 듣고 있으면 새삼 매력적인 보컬이 더욱 도드라졌다. 사랑하는 여자를 향해 거침없이 표현한 가사는 장현승의 바람대로 '여심 저격' 하기 안성맞춤이다.
"메이킹보다는 앨범 전체적인 구성과 어떤 곡들로 채울지, 재킷, 뮤직비디오, 스타일링을 어떤 방향으로 꾸려나갈지에 대한 많이 참여를 하고 신경을 썼어요. 여자에 의해서 여자를 위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여심을 저격하는 장현승의 매력은 솔직하고 재기발랄했다. 타이틀곡 '니가 처음이야'는 제목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솔직하고 저돌적이다. 퍼포먼스 또한 탄탄하고 화려하며, 좀 더 느낌대로 흘러간다. 뮤직비디오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아찔하고 매혹적이다. 이처럼 다양한 각도의 모습, 매력을 장현승식으로 풀어낸 것이 이번 음반이다.
타이틀은 프로듀싱 그룹 블랙아이드필승의 작품. 래퍼 기리보이와 토끼 등이 곡 작업에 참여했다. 최근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솔로로 나서면서 프로듀싱에 손을 대는 것과 달리, 장현승은 자신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스태프를 꾸려서 음반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더불어 비스트와 트러블메이커의 색을 빼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 장현승은 비스트에서의 강렬한 이미지나 트러블메이커에서의 섹시 가수로 이미지화돼 있다. 솔로로 나선 만큼 비스트나 트러블메이커가 아닌 오롯이 장현승으로서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비스트의 연장선 같은 느낌을 빼고 싶었어요. 뭔가 비스트나 트러블메이커도 마찬가지로요. 어쩌면 저는 트러블메이커 이미지가 세다고 생각해요. 거기에서 연출됐던 스타일링이나 이미지, 노래 분위기와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외부 작곡가 곡으로 구성하게 됐어요. 멤버의 참여가 없는 앨범이지만 객관적으로 수록곡만 들었을 때 만족해요. 비스트가 해놓은 게 싫다는 것이 아니라 솔로인만큼 이렇게 원했어요. 재킷 사진도 자연스러운 게 많아요. 뭔가 비스트하면 스튜디오에 들어가서(눈에 힘주고) 그런 걸 빼고, 수록곡에서도 나타내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장현승은 비스트와 트러블메이커를 벗어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솔로 아티스트로서 독창적이면서도 장현승을 잘 살릴 수 있는 색을 넣는 것이 최대의 과제였다. 그의 바람대로 이번 음반은 솔로 장현승에 대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장르적으로는 힙합 알앤비 곡으로 나오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비스트가 한 음악과 많이 다르죠. 그러면서 내가 생각한 내 솔로 장현승의 모습은 예능에 나가서는 말수도 적고, 낯도 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대에서는 확 돌변하는, 좋은 의미로 '미쳤다'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무대에 올라갔어요. 뭔가 음악에 미친 사람처럼 하고 싶었고, 무대에서도 그렇게 나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쉬운 점도 많이 보이지만, 표현하고 싶었던 푹 빠진 모습이 나온 것 같기도 해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난 변화를 시도하고 싶었기 때문인지, 장현승은 이번 음반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피처링 파트너와 작업했다. 트러블메이커에서 현아와 섹시 댄스를 추면서 유혹적인 무대를 보여주던 그는, 좀 더 자유분방하고 장난기도 있으면서 에너지까지 넘치는 무대로 돌아왔다. '니가 처음이야'는 래퍼 기리보이가 피처링에 참여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한 곡이다.
"기리보이 씨는 사적으로 친분이 없는데 노래와 어울리는 목소리와 분위기를 가진 래퍼를 찾다 보니까 아무래도 언더 활동 경력이 많은 래퍼들 중 찾았어요. 그렇다 보니까 부탁드렸다. 흔쾌히 받아줘서 무대를 함께할 수 있게 됐어요. 생각했던 대로 뭔가 매력을 막 뿜어주시는 것 같아서 저는 만족해요."
비스트, 현아와의 무대로 좋았지만 기리보이와 듀엣은 장현승이 언젠가 원했던 부분이다. 남자 보컬과 남자 래퍼가 함께 서서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을 보고 싶었다는 것. 지난 첫 주 활동만 봤을 때 장현승의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음 솔로음반이 또 발매된다면, 그때도 역시 장현승의 색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가 관심을 두고 즐겨듣는 힙합 알앤비나, 유럽 젊은이들의 음악을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장현승의 과제이자 목표였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무래도 그렇게 되겠죠? 조금 힙합 알앤비를 기반으로 할 것 같지만 그 외에 유럽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빠져 있는 음악에 관심이 따로 많아서 그런 쪽으로도 해볼 것 같아요. 또 다음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앨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데뷔 후 처음으로 온전한 솔로로 돌아온 장현승. 틀을 깨고 새로운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 그가 다음, 그리고 또 다음 솔로음반에는 어떤 음악을 수록하게 될지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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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