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주지훈, 19금 ‘간신’으로 상업 배우 자존심 회복할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5.12 07: 23

주지훈이 모처럼 상업 배우로서의 진가를 입증할 수 있을까. 과연 팩션 사극 ‘간신’은 주지훈의 첫 흥행 영화로 기록될 것인가.
영화 ‘간신’이 언론에 공개된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에선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감상평이 쏟아졌다. 기대치가 워낙 높았던 탓에 실망스러웠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로 화제작으로 분류되기엔 손색없다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영화 20년차인데 지금껏 극장에서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고급스런 에로틱 사극이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제작자도 있었다. 극중 결승전으로 불린 두 여주인공의 난투극에 가까운 섹스신도 화제였다. 상반신 뿐 아니라 여배우들의 음모 노출 수위도 상당했다.

자연히 ‘간신’의 타이틀 롤 주지훈의 첫 스크린 흥행 여부도 뜨거운 관심이었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비롯해 ‘키친’ ‘나는 왕이로소이다’ ‘결혼전야’에 이어 최근작 ‘좋은 친구들’에 출연한 주지훈은 그간 흥행 운이 지독히 따르지 않는 배우 중 하나였다.
1982년생 개띠 배우는 뛰어난 마스크와 신체 조건을 갖췄음에도 그간 한 차례도 출연 영화의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 했다. 불운한 대진운과 흥행 불발 징크스를 탓하기엔 타석에 들어선 횟수가 적지 않아 영화배우로서 서서히 하향세를 탔던 게 사실이다. ‘앤티크’를 같이 하며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 본 민규동 감독의 신뢰가 아니었다면 아마 ‘간신’에도 쉽게 합류하지 못 했을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관객의 냉정한 평가만 남은 상황. 2012년 투자배급사 롯데에 전액 손실에 가까운 저조한 스코어(79만명)를 기록한 코믹 사극 ‘나는 왕이로소이다’에 이어 그가 3년 만에 롯데에 결초보은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간신’의 손익분기점은 극장 매출 기준 약 200만명 선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저희에게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잊고 싶은 기억”이라며 “하지만 그때 주지훈과 간신의 주지훈은 눈빛부터 180도 다르다. 민규동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그간 우리가 몰랐던 주지훈의 새 모습을 상당 부분 발견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적어도 아직 믿고 보는 배우까진 아니어도 주연배우로서 자본에 책임질 만큼 연기의 심도가 깊어졌다는 흡족함이었다.
 드라마 ‘궁’(06) ‘마왕’(07)으로 데뷔 초 승승장구한 주지훈이 실력과 재능에 비해 과대평가된 배우라는 불명예스런 수식을 ‘간신’으로 불식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주색잡기에 빠진 폭군 연산군(김강우)의 채홍사이자 최악의 간신인 임숭재로 출연했다.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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