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참 이렇게 무서운 사람들이 또 있을까.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얘기다. 자식의 감정과 행복에는 관심없고, 오로지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식에게 이혼이며, 별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낸다. 역시 한정호(유준상)는 괴물이었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월화극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는 서봄(고아성)이 쫓겨날 뻔 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정호와 연희(유호정)는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파업을 하자, 서봄을 닦달한다. 서봄이 오기 전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며 “패륜이다. 나가라”고 한다.
이에 서봄은 눈물을 흘리며 “나가겠다”고 하고, 친정 엄마 진애(윤복인)를 부른다. 그 사이 서봄의 이야기를 들은 고용인들이 돌아오고, 양비서(길해연)가 나서서 정호와 고용인들을 설득한다. 결국 양비서의 이야기에 넘어간 정호는 고용인들과 협상을 하고, 파업은 중단된다. 고용인들은 서봄에게 “네가 없으면 우리가 돌아오는 게 의미가 없다”고 하며 참고 있어달라고 한다.
진애는 인상(이준)에게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게 진정 너희들을 위해서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인상은 “서봄이 나가면 나도 따라 나갈거다. 그 뒤는 어떻게 될지 생각을 못하겠지만”이라고 대꾸했다. 또 진애는 서봄에게 “너도 일하는 사람들과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해. 널 미워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얼마나 힘들까. 널 나두고 가는 게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한정호는 고용인들과 협상을 하며 어떨결에 서봄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모의고사 결과를 보고 다시 결정하겠다”는 무시무시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서봄은 그동안 정호와 연희의 눈에 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을 해왔다. 자신이 원하지도 않은 고시공부를 시작한 것도 ‘연희와 정호가 원하니까’라는 이유에서였고, 그래서 인상보다 더 열심히 공부를 했다. 이 외도 서봄은 정호와 연희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서봄의 그런 노력은 한때 정호와 연희를 감동시키기도 했지만, 결국 정호와 연희는 주변의 일을 문제 삼아 서봄을 노골적으로 미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봄은 인상에게 “난 최상의 예쁜짓을 해야 겨우 버틸 수 있다. 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너희들과는 다르다”고 슬픈 고백을 하기도 했다.
이날 진애의 말처럼 서봄은 그 집을 나오는 게 더 나은 선택인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구만리나 남은 인생, 서민 출신이라고 구박받으며, 호시탐탐 아들과의 이혼을 종용하는 시부모님 밑에서 어떻게 살아나갈까. 서봄의 인생에 한숨부터 나온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라도 마음 편하게 사는 게 더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인상이 막막해하긴 했지만, 차라리 나와 사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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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