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서장훈이 ‘썰전’에 투입됐다. 최근 하차한 허지웅 후임이다. 서장훈은 ‘썰전’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까.
서장훈이 JTBC ‘썰전’ 2부 예능심판자 코너에 합류해 지난 11일 첫 녹화를 마쳤다. 제작진이 서장훈을 투입시켰다는 건 어떤 주제에도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쏟아냈던 허지웅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
서장훈은 솔직한 입담이 매력인 방송인이다. 국가대표 농구선수로 활약했던 서장훈은 연예인 지인들의 권유로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요즘 툴툴 대면서 할 말은 다 하는 배우 이서진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서장훈은 예능계에 딱 맞는 캐릭터였다.
예능의 재미를 위해, 방송에서 살아남기 위해 굳이 캐릭터를 만들지 않아도 서장훈은 본래 성격 그 자체만으로 대세가 됐다. 서장훈의 매력은 큰 덩치와는 달리 조신하게 말을 하는 모습이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라고 말을 시작, 겸손한 듯 조심스러운 듯 하면서 할 말은 다 하는 게 그의 매력이다. 남자들과 거친 운동을 하며 다져온 강한 내공과 막강한 입담은 요즘 예능프로그램이 딱 필요로 하는 요소. 여기에 세심한 면모까지 갖춘 그야말로 신선한 캐릭터다.
이에 고정 프로그램만 해도 벌써 3개다. MBC ‘세바퀴’, Mnet ‘야만TV’, tvN ‘고교10대처세왕’까지 지상파와 케이블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여러 프로그램의 고정 자리를 꿰찰 만큼 서장훈의 예능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예능감과 솔직한 입담까지 갖춘 서장훈은 어찌 보면 ‘썰전’에 적합한 인물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그의 매력이기도 한 조심스러운 태도다. 만사에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고 알려진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늘 자신에 대한 말이나 몸가짐에 큰 신경을 쓴다.
때문에 서장훈이 타사의 예능프로그램 혹은 동료 연예인들에게 독설을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다. 가식 없는 솔직한 입담이 그의 무기이긴 하나 앞서 하차한 김희철과 허지웅도 다른 연예인들과 프로그램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에 부담스러워 했다. 김희철은 “가끔 내가 정말 마음고생 많이 하는 주제들이 나타날 때는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고 김구라는 허지웅을 ‘방패막’이라고 표현할 만큼 허지웅은 항상 쓴소리를 했고 이 과정에서 겪는 부담감과 답답함을 SNS을 통해 털어놓기도 했다.
지금의 MC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썰전’의 과거에 비해 MC들의 ‘독한 혀’가 많이 무뎌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장훈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이 무기이긴 하나 ‘썰전’에서 과연 마음껏 독설을 쏟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kangs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