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대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이 창문으로 나간다는데, 간만에 찾아온 사랑에 들뜬 서현진에게 꼭 들어맞는 이야기다. 서현진이 자신의 상상 보다 더 으리으리한 왕자님이었던 권율을 쫓아가느라 지쳐가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는 상우(권율 분)와 데이트하는 수지(서현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상우는 수지를 매일 더 많이 사랑했고, 수지는 상우의 사랑에 언제나 행복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수지는 상우가 건네는 고가의 선물에 점차 부담을 느낀 것. 수지는 월세를 1만원 올리는 대신, 보증금 100만원을 빼서 상우에게 로봇 청소기를 건네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려 했다. 그마저도 각종 요금이 통장에서 먼저 돈을 빼갈까 발을 동동거리는 수지의 모습은 ‘웃픈’ 상황을 그려냈다.
특히 수지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데이트 할 수 있는 서울에서도 활짝 웃을 수 없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수지는 상우와 함께 오페라를 보러 가 이름도 생소한 ‘P석’을 안내 받고 깜짝 놀랐던 것. 수지는 80만원이나 하는 자리에 눈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또한 수지는 처음 접하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상우와 함께 식사하고, 자신이 계산을 하려다가 뒤로 물러서야 하는 현실에 부끄러워졌다. 수지는 상우 차에 넣는 기름값을 지불하는 것으로 화끈거림을 달랬다. 자신을 이끄는 상우 곁에서 "네, 좋아요"만 하기에는 수지가 너무 염치 있는 것이 탈이었다.
이날 그려진 수지와 상우의 현실은 흔히 접할 수 있던 동화 속, 성 안에 있는 왕자님과 결혼해 오래오래 행복했다는 이야기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아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수지는 상우와 결혼하고자 했던 목표에 한 발짝 다가갔지만, 빈부의 격차, 생활 방식의 격차 등에 부딪히며 언제나 꿈꾸던 ‘왕자님’ 상우 곁에서 행복 대신 불편함을 느낀 것. 상우와의 긴장되는 데이트를 마치고 33만원짜리 월세집에 돌아와 친구인 대영(윤두준 분)의 떡볶이를 빼앗아 먹으며 환하게 웃는 수지의 모습은 애잔함을 안겼다.
이어진 예고에서는 상우와 데이트하느라 모든 돈을 써버린 수지가 하루에 천원 남짓한 돈으로 생활해야 하는 눈물 나는 상황이 예고됐다. 또 돈이 없는 수지가 상우를 위해 직접 김밥을 준비하지만 요란한 수모를 겪는 모습까지, 잘 먹고 잘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던 수지의 수난이 예고돼 시청자를 안타깝게 했다. 수지는 상우와 결혼하겠다는 꿈에 무사히 도달할 수 있을까. 아니면 떡볶이를 나눠먹으며 밝게 웃을 수 있는 대영의 곁에 있게 될까. ‘식샤2’의 삼각 러브라인이 관심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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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샤를 합시다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