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은 이성민이 될 수 있을까. 광해(차승원)에 맞서 불꽃 눈빛을 쏘아대며 감히 왕에게 도전하는 홍주원(서강준). 최고의 권력자가 된 광해와 대립각을 세우며 극에 새로운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정명(이연희)과의 사랑, 광해와의 갈등, 홍주원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12일 방송된 MBC 월화극 ‘화정’에서는 주원이 왕명을 수행하고 조선으로 귀국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광해는 별 기대없이 주원에게 일본에 있는 유황을 가져오라고 한다. 주원은 우여곡절 끝에 유황을 수중에 넣는 것에 성공, 통신사의 배가 출발하려는 직전에 유황을 싣게 된다.
그 과정에서 주원은 자신을 꼭 구해달라는 정명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다. 두 가지 일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했던 것. 결국 유황을 실어보낸 후 홀로 남아 정명을 구하러 가지만, 정명은 주원이 너무 늦게 온 탓에 자신을 옥에서 꺼내 준 자경(공명)과 함께 오지 못했다고 원망했다.
조선으로 돌아온 주원은 광해에게 유황을 구해온 사실을 보고한다. 왕과의 첫대면부터 삐딱한 표정을 짓던 주원은 자신의 공을 치하하는 광해에게 “지기 싫어서 해냈다”고 불경스러운 말을 내뱉는다.
“나를 비웃고 있구나”라는 말로 주원을 맞았던 광해는 결국 이 말에 분노하고 “지기 싫은 마음으로 해냈다? 분노는 사람을 흥분시킨다. 그 힘으로 네 일을 밀고 나가라”고 말한다. 주원이 나가자 개시(김여진)는 근래에 보기 드문 왕의 모습이었다고 하고, “광해는 “저 아이가 누구와 많이 닮았다”고 덕형(이성민)을 연상시킨다는 뜻을 내비쳤다.
주원을 본 다른 대신들 역시 “덕형을 연상시킨다”고 뒷말을 하기도 했다.
덕형이 죽은 후 광해에게 충언을 해주는 신하는 없었다. 그 뒤 광해는 거침없는 행보를 해왔고, 오랜만에 적수를 만났다. 제 2막이 시작된 ‘화정’의 관전포인트는 주원과 광해의 갈등과 대립이다. 광해를 원수를 생각하고 있는 주원, 그런 주원의 뜻을 알면서도 자신의 곁에 두고 있는 광해. 이들의 팽팽한 긴장이 부진을 겪고 있는 ‘화정’을 살리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디 차승원에 밀리지 않는 서강준의 연기를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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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