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개봉] 쫄깃 ‘악의 연대기’vs 광기 ‘매드 맥스’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5.14 06: 50

[OSEN=영화팀] 긴장감으로 가득한 두 편의 영화가 개봉한다. 스릴러 ‘악의 연대기’(감독 백운학,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액션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감독 조지 밀러, 수입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이하 매드맥스4)다. 장르는 다르지만,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꼭 붙잡아놓는 ‘요물’같은 영화라는 점은 닮아 있다. 지난 달 23일 개봉한 이후 극장가를 장악한 ‘어벤져스2’가 큰 폭의 관객 감소율을 보여주는 가운데, 두 편이 실시간 예매점유율 순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어벤져스2’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악의 연대기, 쫄깃한 긴장감을 원하는 당신에게
줄거리: 특급 승진을 앞둔 최창식 반장(손현주 분)은 회식 후 의문의 괴한에게 납치를 당하고, 위기를 모면하려던 그는 우발적으로 살인, 이를 은폐하려 한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그가 숨긴 시체가 경찰서 앞 공사장 크레인에 매달린 채 공개되고 자신이 저지른 살인 사건을 담당하게 된 최반장은 좁혀오는 수사망에 불안감을 느낀다. 그러던 중 한 남자가 자신이 진범이라며 경찰서에 등장, 점차 최반장의 목을 조여온다.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 형사가 이를 은폐한다는 내용이 어딘가 익숙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끝까지 간다'와 비슷한 설정이다. 똑같은 내용을 봐야하냐며 불평을 늘어놓을 수 있지만 '악의 연대기'는 같은 내용을 '끝까지 간다'와는 조금 다르게 풀어냈다.
극 중 궁지에 몰리는 최창식 반장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것이 바로 '악의 연대기'에 차별점이다. 때문에 '악의 연대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벌개지는 손현주의 눈처럼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뒤에 숨겨져 있는 충격적인 반전은 왜 영화의 제목이 '악의 연대기'였는지를 끝내 알게끔 만든다.
하지만 심리 묘사에 치중하다보니 극 전반, 조금은 지루하다는 것이 영화의 단점이다. 그럼에도 '숨바꼭질', 드라마 '추적자:더 체이서' 등을 통해 명연기를 펼친 손현주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극장을 찾을 가치는 충분히 있다.
김경주 기자 trio88@osen.co.kr
# ‘매드 맥스4’, 이보다 미칠 수 없다
줄거리: 핵전쟁으로 멸망한 22세기.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차지한 독재자 임모탄(휴 키스-번)이 살아남은 인류를 지배한다. 사막을 떠돌던 맥스(톰 하디)는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납치되어 노예로 끌려가고,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는 인류의 생존의 열쇠를 쥔 임모탄의 다섯 아내들과 도주를 시도한다. 이에 임모탄의 전사들과 신인류 눅스(니콜라스 홀트)는 ‘피주머니’ 맥스를 끌고 퓨리오사의 뒤를 뒤쫓는다.
1979년 시작된 오리지널 3부작을 만든 조지 밀러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덕분에 시리즈의 정서와 분위기가 고스란히 되살아난 가운데, 오늘날의 기술력으로 더욱 화려하고 강력해진 추격전을 선보인다. 오리지널 3부작의 멜 깁슨 대신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의 톰 하디가 맥스 역을 맡았다. 이밖에도 새 캐릭터 퓨리오사 사령관 역을 ‘몬스터’(2003)의 샤를리즈 테론이, 신인류 눅스 역을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의 니콜라스 홀트가 맡았다.
희망이 사라진 시대, 살아남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 된 세상에서 모든 인물들이 보여주는 광기는 관객들을 압도한다. 투박함을 의도한, 잘 만들어진 이미지와 사운드는 광란의 분위기를 충실히 만들어낸다. 오리지널 3부작에서 진화한 차량들이 벌이는 차 추격신은 일종의 ‘시각적인 폭력’이다. 배기통의 굉음과 폭발음이 시종일관 관객들을 몰아붙이는데, 그중에서 워보이 군단의 사기를 불어 넣는 과장된 모던 록 오페라가 만들어내는 불안함이 인상적이다.
도로 위의 외로운 전사 맥스가 주인공이란 것외에는 내용적인 면에서 오리지널 3부작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다시 챙겨볼 필요는 없다.
15세 이상 관람가.
김윤지 기자 jay@osen.co.kr
'악의 연대기', '매드맥스4'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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