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독특한 캐릭터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에 출연해 '아로미'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그동안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생각으로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도, '해피투게더'에서도 그리고 심지어 짝짓기 프로그램인 '천생연분 리턴즈'에서도 그랬다.
때문에 대중은 그를 향해 '4차원'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이 4차원이 밉지 않은 4차원이다. 아마도 그의 진솔함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강예원 자신도 예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솔직함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감사해했다. 머릿속에서 다음 할 말을 계산하고 계획적으로 예능에 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그는 그런 점에 호평을 해주시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사실 예능이 힘들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호감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저는 머리를 굴린 다음에 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마녀사냥'을 보면서도 문자 하나 보내는데 회의를 하고 그러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생각을 많이 하는 구나' 깨달았을 정도였다니까요(웃음). 저는 저 스스로를 먼저 오픈하는 스타일이예요. 그러면 상대도 서서히 옷을 벗기 시작하죠. 꼭 벗지 않아도 되고 안 벗으면 그냥 내 마음만 보고 가시면 돼요. 그런데 같이 벗으면 끈끈해지는거죠. 관계가 진해진다고나 할까. 그런 점에 있어서 제가 옷은 빨리 벗어요(웃음). 그런 점을 보시고 예능을 잘한다고 생각해주시는 것 같은데 가끔 저도 '내가 예능이랑 맞나' 생각도 해요. 하하."
그의 말처럼 '4차원'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순전히 의도해서 나온 행동들이 아님을,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느낄 수 있었다. 상대방에게 진심을 이야기하고 솔직함을 드러내 보이는 것일 뿐, 의도된 행동들은 아니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선, 이상형을 이야기할 때 그는 참으로 독특한 추억을 꺼내보였다. 옷깃에 반했단다. 그 추억을 꺼낸 건 사람이 보이는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었다.
"예전에 그런 적이 있어요. 누군가의 옷깃에 스친 적이 있는데 그 느낌에 반해 좋아했던 적이 있죠. 저 자신도 제가 너무 신기한거에요. 어떻게 옷깃에 반할 수가 있는지. 그만큼 사람은 보이는게 전부는 아닌거죠. 저한테는 보이는 것 보단 느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하나의 예. 부쩍 예능 출연이 잦아진 이유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솔직했다. 예능 출연 이후 올라간 인지도에 "내가 10년 동안 뭘했나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는 자조 섞인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여 순간 기자를 당황케 했다. '진짜사나이'를 다녀오면서 생각이 바뀐 것도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진짜사나이'를 갔다온 뒤에 담력이 생긴 것 같아요. 원래 안 해본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안 했는데 해보니까 별거 아니더라고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예전에는 되게 예전에 부질없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멍청했던거죠. 지금은 보이면 좋은 거고 안 보이면 잊혀지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안 나오면 기다려지는 그런 사람들은 몇 명 안 되죠.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했어요. 그래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단 생각을 했죠. '진짜사나이'를 다녀온 다음에 인지도가 높아지는 걸 보면서 내가 10년 동안 뭐했나 생각도 들더라고요(웃음). 뭐 배우랍시고 이러면 안되고 예능하면 안되고 이러는 것들이 어느 순간 찌질해보였어요. 선배로서 조금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죠."
영화 '연애의 맛'에서 난무하는 19금 대사들에 통쾌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민망하고 부끄러웠을법도 한데 "민망하긴 했지만 통쾌했어요"라고 말한 그는 제가 언제 이런 말을 해보겠냐며 깔깔깔 웃어보였다.
"민망하고 부끄러웠지만 통쾌하기도 했어요. 밖에서 제가 이런 말을 할 일도 없고 재밌었죠. 이래서 연기하는 맛이 날 때도 있는 것 같아요(웃음). 대중이 봤을때 저를 통해서 여자 관객분들을 통쾌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어요. 앞으로는 못하겠죠. 비뇨기과 여의사라는 명분 하에 그런 이름표가 있으니까 가능한거일테고요. 전무후무한 캐릭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재밌고 즐거웠어요. 그런 맛에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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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