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고 보는 ‘홍자매’의 로맨틱 코미디였다. ‘맨도롱 또똣’이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유연석, 강소라의 유쾌하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로 첫 방송부터 설렘을 유발했다. 팍팍한 현실을 잊게 만드는 '제주도 힐링' 판타지와 귀여운 남녀 주인공의 두근거리는 로맨스 기반이 제법 흥미를 자극했다.
13일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 1회는 백건우(유연석 분)와 이정주(강소라 분)가 쌍둥이일 수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드라마는 두 남녀가 서로 같은 핏줄일 수 있다는 의심을 품으면서 제주도에서 첫 만남을 하며 이야기를 그렸다. 무거운 출생의 비밀은 없었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호감을 형성했다. 10년의 시간이 흘렀고, 배경은 여전히 제주도였다. 건우는 레스토랑 셰프로 성장했고, 정주는 백수 위기였고 남자친구로부터 버림받았다. 이날 ‘맨도롱 또똣’은 여자라면 누구나 사랑에 빠질 남자 건우와 인생의 절망을 경험한 정주가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전히 건우를 그리워하며 마음에 품고 있는 정주, 다른 여자를 오랫동안 짝사랑을 하고 있는 건우의 이야기가 교차돼 담겼다. 정주가 건우를 상상하며 로맨스를 꿈꾸는 이야기마저도 미소가 지어졌다. 이들이 앞으로 제주도에서 본격적으로 부딪히며 만들어갈 로맨스가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이날 방송에는 정주가 모든 것을 잃고 제주도에서 살게 되는 이야기로 마무리됐다. 이미 제주도에 정착한 건우와의 관계가 기대되는 마무리였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홍자매’의 이야기답게 드라마 곳곳에 웃음 지점이 있었다. 편안하면서도 발랄한 즐거움이 있었다. 제작진의 웃음 감각이 넘쳤다. 이 작품의 제작진은 ‘최고의 사랑’ 흥행을 이끌었던 제작진. ‘최고의 사랑’ 삽입곡이 나오는가 하면, 강소라가 출연했던 ‘미생’의 대사를 연상하게 하는 러시아 대사도 있어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배신을 당한 정주가 분노를 유발하는 장면에서 '선덕여왕'을 연상하게 하는 장치와 노래가 나왔다. 패러디의 연속이었다.
‘맨도롱 또똣’은 화병 걸린 개미와 애정결핍 베짱이의 사랑이라는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하는 로맨틱 코미디.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레스토랑 ‘맨도롱 또똣’을 꾸려 나가는 청춘 남녀의 이야기다. 분위기는 통통 튀었다. 그리고 ‘홍자매’ 특유의 코믹 장치가 넘쳤다. 자신감이 넘치는 석우 역의 유연석은 귀여운 코믹 연기로 재미를 선사했고, 정주 역의 강소라 역시 ‘웃긴데 슬픈’ 짠한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강소라는 어느 날 사촌동생이 친 대형사고 때문에 집도, 직장도, 연인도 잃고 원치 않던 제주도에서의 삶을 시작하는 이정주 역을 맡았다. 유연석은 제주도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셰프 백건우 역을 맡아 밝고 희망찬 인물을 연기했다.
유연석은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 수지 첫 사랑 역을 맡아 얼굴을 알린 후 ‘구가의 서’, ‘응답하라 1994’를 거치며 ‘대세 배우’로 자리잡았다. 이번 ‘맨도롱 또똣’은 그의 드라마 첫 주연작이다. 지상파 평일 심야 드라마 주연 자리를 꿰찬 유연석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보기만 해도 잘생긴 외모를 자랑했다. 언제나 자신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자뻑남’으로 변신해 웃음을 안겼다.
올해 초까지 tvN ‘미생’ 열풍의 주역이었던 강소라는 유연석과 함께 드라마 첫 주연을 맡았다. ‘못난이 주의보’, ‘닥터 이방인’, ‘미생’을 거치면서 자신의 역할을 조금씩 넓혀온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당당히 여자 주인공에 올라섰다. 호감 이미지와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높은 여배우로 성장한 강소라는 ‘맨도롱 또똣’에서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쾌걸 춘향’, ‘마이걸’, ‘환상의 커플’, ‘쾌도 홍길동’, ‘미남이시네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최고의 사랑’, ‘빅’, ‘주군의 태양’을 집필한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가 펜을 들었다. 특히 ‘맨도롱 또똣’은 ‘최고의 사랑’ 제작진이 한데 모였다. ‘홍자매’와 박홍균 감독이 호흡을 다시 한 번 맞추며 여전히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로 꼽히는 ‘최고의 사랑’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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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도롱 또똣’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