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여성 누아르 '차이나타운'이 흥행 순항중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의 요란함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짭짤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 주말 관객 100만 고지를 돌파한데 이어 줄기차게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 제작 폴룩스픽쳐스)은 13일 하루 동안 3만4,167명을 동원해 누적관객 134만명을 기록했다. 1위는 '어벤져스2'로 7만명에 956만명. 스크린수는 1175대 510. 1위와 2위의 모든 격차가 더블 스코어로 벌어져 있다.
하지만 더 크게 웃는 쪽은 '차이나타운'이다. 수천억원 제작비를 쓰고 수조원 경제효과 운운하는 '어벤져스2'에 맞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으니 당연하다. '차이나타운' 순제작비는 말 그대로 한국영화 평균인 수십억원에 불과하다.
'차이나타운'의 힘은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김혜수-김고은 두 신구 여성 투톱의 강렬한 연기력에서 나온다. 요즘 일반적인 한국영화 흥행 공식을 크게 벗어난 작품임에 분명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데다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내세웠다. 특히 외화 '어벤져스2'가 사실상 스크린을 독식해 흥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에 힘입어 스크린수와 상영횟수를 점차적으로 확보했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들면서 신작들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거뜬히 버틴 덕분에 100만 돌파라는 소중한 성과를 보여줬다.
특히 극 종반 '엄마' 김혜수에게 "나 이제 쓸데없어 진거야" 묻는 '딸' 김고은, 두 여성 캐릭터의 격돌은 잔잔한 호숫물 아래 지옥불이 출렁이는 듯 올 상반기 한국영화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차이나타운'은 태어나자마자 지하철 10번 보관함에 버려진 소녀 일영(김고은)과 이를 키우는 차이나타운의 절대자 엄마(김혜수)의 이야기다. 김혜수, 김고은, 엄태구, 박보검, 고경표, 이수경, 조현철, 이대연, 조복래 등이 출연한다. 오는 13일 개막하는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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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룩스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