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기세가 주춤하면서, 한동안 박스오피스를 내줬던 한국 영화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매드맥스'가 복병으로 나타나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아주 쉬운 게임은 아니지만 다수의 기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첫 1위 탈환의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게 됐다.
14일 첫 주자는 '악의 연대기'다.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끝까지 간다'와 얼개를 공유하면서 또 다른 반전을 준비해 승부수를 던졌다.
손현주가 특급 승진을 앞두고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최창식 반장 역을 맡았다. 그는 다음날 그가 숨긴 시체가 경찰서 앞 공사장 크레인에 매달려 공개되고 한 남자가 자신이 진범이라며 경찰에 등장해 불안감은 극도로 높아진다.
최반장의 심리 묘사에 방점을 찍고, 마지막 반전이 나름 충격적이라는 점에서 '끝까지 간다'와는 차별화를 이뤘다. 또 손현주의 명연기도 훌륭하다는 평이다.
오는 21일에는 충격 사극 '간신'이 개봉한다. 제대로 '미친' 연산군과 그런 그에게 미녀를 바쳐서 쥐락펴락하는 간신의 모습으로 권력의 피폐함을 짚어냈다.
이 과정에서 채홍으로 간택된 여성들이 왕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행하는 갖가지 수련이나, 폭군 연산군이 보여주는 기이한 성적 행동들은 기존 사극보다 확연히 자극성이 높다. 김강우가 모성애가 결핍된, 폭력적인 예술가 기질을 가진 연산군을 매우 인상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다.
'간신'까지 어렵다면 오는 27일 개봉하는 '무뢰한'에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칸의 여왕' 전도연의 믿고 보는 멜로 연기가 기대를 높이고 있는 상태.
진실을 숨긴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의 만남을 그린 설정은 진부하지만, 타인에 대한 예의를 상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드보일드하게 그려내 기존 작품들과 다른 색깔을 낸다.
전도연과 김남길의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고 둘 사이의 성적 긴장감도 인상적으로 팽팽하다. 개봉 전부터 특히 전도연의 연기에 대한 극찬이 쏟아지고 있어, 그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 것인지 궁금증도 크다.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정 받아 '칸 효과'도 기대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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