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 핀 꽃이다. ‘맨도롱또똣’은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수목극장에 설렘 가득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다. ‘홍자매’의 달콤한 마법은 이번에도 발동될까.
일단 전망은 밝다. 첫 회 시청률이 6.3%(이하 전국기준,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한 것. 피날레를 향해 달려가며 클라이막스를 찍은 동시간대 경쟁작들 사이에서 받아본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특히 극이 품고 있는 흥행 요소들이 다양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은 로맨스와 힐링이라는 많은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로맨틱 코미디.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신작으로 ‘최고의 사랑’을 연출했던 박홍균 PD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로코물를 만들어내는 데는 선수인 ‘홍자매’다. ‘쾌걸 춘향’, ‘마이걸’, ‘환상의 커플’, ‘쾌도 홍길동’, ‘미남이시네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최고의 사랑’, ‘빅’, ‘주군의 태양’ 등 로맨틱 코미디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팀. 여기에 ‘선덕여왕’, ‘최고의 사랑’ 등을 연출한 박홍균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이들의 달콤한 마법이 발동할 준비를 갖춘 셈이다.
‘맨도롱 또똣’이 출사표를 내민 수목극장은 요즘 전쟁터다.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고, SBS ‘냄새롤 보는 소녀’가 막판스퍼트를 올리며 클라이막스를 달리는 중. 이 같은 경쟁 속에서 첫 방송에 6.3%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선방이다. 극이 전개되고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홍자매의 마법’이 발동되기에, 더욱 큰 가능성이 열려있다.
대세 배우로 꼽히는 유연석과 강소라가 로맨스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흥행을 기대케 하는 요소 중 하나. 전작을 통해 ‘대세’의 반열에 오른 두 사람이 보여줄 케미도 관전 포인트다. 첫 방송에서 보여준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뭔가 짠하면서도 귀여운 구석이 있는 이정주 역의 강소라, 완벽한 듯 보이나 짝사랑의 아픔이 있는 ‘자뻑남’ 백건우 역의 유연석이 만드는 콤비네이션이 인상적.
이번 드라마를 통해 지상파 평일 드라마 첫 주연을 꿰찬 이들은 ‘홍자매’의 생동감 넘치는 코믹 장치를 흥미롭게 표현했다. 무엇보다도 배경 자체가 서울이 아닌 제주도이다 보니 풍광이 선사하는 즐거움도 상당했다. 현실에서 벗어난 새로운 장소에 대한 동경, 여기에 젊고 싱그러운 청춘의 사랑은 로맨틱 코미디가 갖춰야 할 판타지가 한데 모인 느낌이 강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여성 시청자들이 로맨틱 코미디를 보고자 하는 이유가 집대성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사랑, 여기에 소소한 거짓말과 남녀의 지위 차이로 인한 갈등이 예고됐다. 흔한 설정이었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톡톡 튀었다.
곳곳에 툭툭 튀어나오는 코믹 장치, 그리고 주인공들이 잔뜩 기대했다가 실망으로 이어져 웃음을 유발하는 귀여운 반전이 쏟아졌다. ‘홍자매’가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가는 특유의 작법이었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뻔하지 않게 그려내는 ‘홍자매’의 선택은 첫 방송만 봤을 때 틀리지 않았다. 기분 좋은 따뜻한 로맨스를 담겠다는 기획의도는 적당히 시청자들의 로망을 자극하면서 적당히 웃겨서 보게 되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시청률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았던 ‘최고의 사랑’과의 비교. 흥행 제작진의 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남녀 주인공을 모두 첫 주연인 배우로 내세운 과감한 도전은 성공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맨도롱 또똣’은 화병 걸린 개미와 애정결핍 베짱이의 사랑이라는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하는 로맨틱 코미디.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레스토랑 ‘맨도롱 또똣’을 꾸려 나가는 청춘 남녀의 이야기다.
joonamana@osen.co.krMBC ‘맨도롱 또똣’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