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백년손님’이 뭔가 투탁거리면서도 정감이 넘치는 사위와 장모의 관계를 들여다보면서 가족 시청자들의 로망을 자극하고 있다. 문제적 사위라는 이름으로 출연을 하긴 해도 장모와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흐뭇한 광경이 쏟아지고 있다.
‘백년손님’은 사위와 장모가 함께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담는 리얼 예능프로그램. 굳이 ‘이미지 관리’를 할 필요성이 없는 중년의 스타들이 함께 하며 솔직한 장모와의 일상을 통해 재미와 공감을 선사하는 중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춧돌은 이만기와 남재현 가족. ‘톰과 제리’라는 별명답게 친밀해서 서로 투탁거리기 바쁜 이만기, 장모·장인에게 추억거리를 선물하고자 총총거리며 돌아다니는 남재현의 가식 없는 하루가 제작진의 웃음 감각 넘치는 접근 속에 흥미롭게 담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별다른 제작 장치 없이 꾸밈 없는 일상을 고스란히 전하면서 재미를 안긴다. 이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서로를 이해하기도, 아니면 서운해하기도 하는 평범한 모습을 안방극장에 담는다. 다만 이를 자막 혹은 재치 있는 편집 장치로 재밌게 구성하는 제작진의 접근 방식이 어우러지며 전문 예능인이 출연하지 않아도 웃음이 터지는 장점이 있다.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사위와 장모가 좀 더 가깝게 지내는 과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매력도 있다. 지난 14일 방송은 이들의 흐뭇한 관계가 돋보였다. 남재현은 장인, 장모, 그리고 장인과 장모의 지인들과 생크림 케이크 만들기를 했다. 생소한 소일거리였지만 이들은 열중해서 케이크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농담도 주고받으며 웃음꽃이 피었다.
과일을 서로 많이 올리려고 열을 올리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은 평범하지만 재밌는 요소였다. 여기에 힙합 모자를 나눠 쓰며 어색해도 사위의 마음 씀씀이를 생각해 함박웃음을 짓는 어른들. 그리고 추억거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장모의 말은 어려운 일 아니지만 즐거운 순간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남재현의 배려가 느껴지며 시청자들을 훈훈하게 했다.
이만기 역시 투덜거리면서도 함께 이불 빨래를 하고, 닭을 잡으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에 웃음을 터뜨리기 바빴다. 거창하고 화려한 선물을 하지 않아도 함께 웃으면서 하루를 보내는 일만으로도 사위와 장모는 한없이 가까워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이만기의 불만 토로와 이를 톡 쏘아붙이는 내공 강한 장모의 귀여운 갈등이 재미를 선사한다. 뭔가 소란스럽지만 따뜻한 가족애가 느껴지는 이들의 관계는 시청자들에게 닮고 싶은 사위와 장모 관계이기도 하다.
굳이 TV 출연이 필요가 없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라 자연스럽게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될 수밖에 없는 ‘백년손님’. 인위적인 구성 없이도 가식 없는 일상만으로도 이들의 하루가 재밌는 것은 개성 강하면서도 공감이 가득한 사위와 장모이기 때문일 터다. 그리고 이를 흥미롭게 포장하는 ‘믿고 보는’ 제작진의 편집 신공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남재현 가족의 힙합 패션 도전에 ‘언프리티 랩스타’ 편집을 패러디한 재기발랄한 구성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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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