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과 윤진서가 숨막히는 연기 대결을 펼쳤다. 사이코패스로 분한 남궁민과 그를 잡으려 소굴에 뛰어든 여형사 윤진서. 두 사람은 밀실에서 긴장감 넘치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하며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했다. 과히 십수년간 배우로 살아온 두 사람의 내공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SBS 수목극 ‘냄새를 보는 소녀’는 일명 ‘바코드 살인’이라 불리는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최무각(박유천) 형사와 수년전 충격으로 기억을 상실한, 하지만 그 충격으로 냄새를 보는 초능력을 가지게 된 소녀 오초림(신세경)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남궁민은 이 드라마에서 ‘바코드 살인’의 살인자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맡았다. 드라마 초반부터 그의 연기는 화제가 됐다. 훈남 셰프 재희로 등장했던 남궁민은 초반 친절한 미소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하지만 연쇄 살인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훈훈한 미소 뒤에 감추어진 섬뜩한 표정을 드러냈고, 그의 이중 인격 연기는 소름을 불렀다.
남궁민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살인을 하고, 때때로 살짝 짓는 비웃음으로 사이코패스 연기를 완성시켰다.
14일 방송 역시 오싹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염미(윤진서) 반장은 재희가 안면인식 장애자라는 사실을 이용해 초림을 잡으려는 재희에게 잡힌다. 재희는 수년전 자신의 살인을 목격한 사람이 초림이라는 것을 알고 그녀를 살해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
재희에게 잡혀 밀실에 감금된 염미 반장은 교묘한 심리전을 펼치며 재희를 흔들어 놓았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팽팽한 설전을 펼쳤고, 그 긴장감은 고스란히 안방에 전달됐다.
이 신에서 윤진서와 남궁민의 연기 내공이 폭발했다. 염미는 언제 살해될지도 모르는 두려움을 숨기고, 재희에게 “이 게임에서 넌 졌다”고 말한다. 윤진서는 이중적인 염미의 심리를 떠는 손과 당당한 눈빛으로 디테일하게 표현해냈다. 그 동안 남궁민에 비해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던 윤진서는 사건 해결의 중요한 카드로 부상하며 이날 모든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남궁민 역시 자신이 ‘루저’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염미의 말에 흔들리는 재희를 무표정, 눈물을 머금은 눈빛 등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이날 두 사람의 심리전으로 70분이라는 방송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시청자들은 그 시간동안 손에 땀을 쥐어야 했다. 14일 방송은 두 사람의 디테일한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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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보는 소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