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서장훈이 독한 혀들의 전쟁터인 ‘썰전’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예상대로 덤덤한 태도로 MC 역할에 임했다. 그에게 많은 기대가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서장훈은 어느 정도 ‘독한 혀’를 보여준 듯 했으나 기대만큼의 날카로운 입담은 조금은 아쉬웠다.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썰전’ 2부 예능심판자 코너에 최근 하차한 허지웅의 후임으로 발탁된 서장훈이 등장했다. 2부 코너는 강용석도 허지웅과 함께 하차한 상황이라 두 사람의 역할을 해줄 인물이 필요했고 서장훈이 발탁됐다. MC 김구라도 방송에서 서장훈에게 “강용석과 허지웅의 역할이 해달라”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만큼 제작진이 서장훈에게 기대하는 건 날카로운 입담. 하차한 허지웅이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쏟아냈기 때문에, 그리고 ‘썰전’이 예능, 드라마, 연예인 등을 비평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솔직함이 매력이 서장훈이 ‘썰전’에 적합한 인물이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서장훈은 초반에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썰전’에 따끔하게 한 마디 했다. 박지윤이 애청자라고 밝힌 서장훈에 “많은 시청자들이 요즘 ‘썰전’이 독기가 빠졌다고 하는데 시청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서장훈은 “처음에는 정말 말 그대로 ‘썰전’이었다. 말로 싸우고 이런 모습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여기 계신 분들은 다 동료니까 그분들을 계속 공격하고 비평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서장훈은 날카롭게 한 마디 던졌다. 그는 “그래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날은 좀 서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치열하게 논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관련 논란이 된 조승우의 ‘팬 차별’ 공방에 대해 토론하면서 “조승우 씨 하면 뮤지컬계의 원톱이라고 볼 수 있지 않냐. 그 정도의 배우라면 좀 더 넓은 아량으로 보듬을 수 있는 배우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그 외에는 독한 혀의 역할은 충분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큰 활약을 기대하는 건 무리겠지만 서장훈이 MC들과 같이 제대로 날을 세운 독한 혀를 보여줄지 아직까지는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의 매력이기도 한 조심스러운 태도가 우려되는 점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
타사의 예능프로그램 심지어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까지 비평해야 하고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쓴소리를 해야 하는 것이 MC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라 서장훈이 이를 극복하고 ‘신의 한 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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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썰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