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의 연기변신이 시선을 끌었다. '별그대' 도민준으로 여심을 사로잡던 그는 이번에는 첫사랑에 눈물을 훔치고 선배들의 뒤를 따라다니며 눈치 보느라 바쁜, 어리버리한 신입PD로 분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15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예능드라마 '프로듀사' 1회에서는 백승찬(김수현 분)이 예능국에 입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승찬은 짝사랑하는 대학 선배 혜주(조윤희 분)의 곁에 있고 싶어 입사했는데, 그가 라준모(차태현 분)와 교제한다고 오해하고 화장실에서 눈물을 훔쳤다. 또 라준모의 전화통화를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소음을 만드는 것으로 복수하는 유치한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날 방송은 '1박2일 시즌4' 라준모(차태현 분), '뮤직뱅크' 탁예진(공효진 분), 톱가수 신디(아이유 분)와 예능국 주요 인물인 국장 장인표(서기철 분), 김태호CP(박혁권 분), 기획사 대표 변미숙(나영희 분) 등의 캐릭터가 설명되며 예능국 내 치열한 일상의 분위기를 잡아갔다. 이에 신입PD 백승찬으로 분한 김수현의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입사한 그의 눈앞에 펼쳐지는 예능국의 버라이어티한 하루는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만드는 예능국에 호기심을 가진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김수현은 신입사원다운 어색한 머리와 옷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멋진 매력을 배제했음에도, 여자 때문에 눈물을 훔치고 연적으로 오해한 차태현에게 눈을 흘기는 귀여운 모습으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시선을 고정하게 했다. 또 공효진의 뒷목을 잡게 하는 눈치 없는 모습까지, 그가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해 바들거리며 내뱉는 대사는 웃음을 선사하며 그가 예능국에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기대감을 높였다.
김수현은 '프로듀사'에서 재회한 박지은 작가와의 전작,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완벽한 외계인, 도민준 역으로 분해 신드롬급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조선 땅에 떨어진 외계인으로 404년 동안 지구에 살아온 그는 기품 넘치는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것. 방대한 지식에 진중한 성격, 또 사랑하는 여자 천송이(전지현 분)를 지켜내는 남자다운 모습까지 완벽에 가까웠던 외계인 캐릭터를 소화했던 김수현은 수목극 시청률 30%대를 넘보는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프로듀사'에서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백승찬 역으로 분해 도민준과는 정반대의 매력으로 신선함을 안겼다. 품이 큰 정장을 걸치고 얼어붙은 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김수현은 사회 경험이 전혀 없는 공부만 하던 백승찬 캐릭터를 시청자에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 이는 김수현 측이 어수룩한 학구파 캐릭터를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계산해 만든 결과라는 귀띔으로, 본인의 매력을 돋보이기 보다는 극에 조화를 이루기 위해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아는 김수현의 프로다운 모습이 더욱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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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