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사’ 조연들의 열연이 현실감을 담당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예능국의 일상을 그려낸 ‘프로듀사’는 예능국장, CP, 매니저 등 각종 캐릭터들이 조화롭게 극을 완성해 호평을 얻었다.
지난 15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예능드라마 ‘프로듀사’에서는 KBS 예능국의 치열한 하루가 그려졌다. '1박2일 시즌4' 라준모(차태현 분), '뮤직뱅크' 탁예진(공효진 분), 신입 PD 백승찬(김수현 분), 인기 톱가수 신디(아이유 분)의 이야기는 예능국이라는 배경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였고, 예능국장 장인표(서기철 분), 김태호CP(박혁권 분), 기획사 대표 변미숙(나영희 분), 김실장(조한철 분), 신디 로드 매니저(최권 분), 각 작가들의 캐릭터가 빠르게 설명되며 분위기를 잡았다.
특히 신입 PD들의 OJT를 담당한 무능한 CP 김태호 역의 박혁권이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입들에게 자신의 책을 교본으로 삼으라고 압박하며 인터뷰하는 김수현 뒤에서 해맑은 미소를 짓거나, 인기 가수 태티서를 잘 안다고 허세를 부리는 모습, 예능국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의 딸을 아이유의 대기실에 밀어 넣으며 뻔뻔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모습 등은 어디선가 있을 법한 캐릭터로 시선을 끌었다. 정치력으로 살아남은 박혁권의 모습은 얄밉지만 미워할 수는 없는 귀여운 매력으로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예능국장 역의 서기철 아나운서도 관심을 모았다. 서기철 아나운서는 예능국 국장으로 변신, 역시 첫 연기도전에 나섰지만, 어색함 없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웃음을 안긴 것. KBS '6시 내고향'을 25년째 책임지고 있는 서기철은 예능국을 통솔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으로 시선을 끌었다. 또 짧은 장면에서 캐릭터만 잠깐 보여준 나영희는 '엔터계의 마녀' 다운 무대포 변미숙 대표의 무시무시한 모습을 임팩트 있게 설명해 그가 예능국에서 보일 살벌한 활약을 예고했다.
또한 작가들의 현실적인 모습이 '프로듀사'의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다. 작가 손지연(이채은 분)은 프로그램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계약직의 설움을 오롯이 드러냈다. '1박2일 시즌4'의 멤버가 바뀐다는 이야기에, 당장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그는 프로그램이 없어져도 월급을 보장받는 PD와는 다르다고 핏대를 세우는 모습으로 정규직과 계약직의 다른 현실을 짚어냈다. 또 섭외 작가(노수산나 분)와 막내 작가(고보결 분)가 짜증을 내거나 결국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 등은 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방송국 내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줬다.
'프로듀사'는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톱스타를 전면에 배치했지만 이들과 조화를 이루는 명품 조연들의 활약이 곳곳에서 펼쳐지며 조화로운 극을 만들어갔다. 배우 본인의 매력을 알리려 욕심내지 않고, 캐릭터에 한껏 녹아든 연기자들의 모습은 톱스타들이 총출동했음에도 현실감이 빛난 이야기로 시청자와 함께 호흡, 첫 방송에서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0.1% 시청률로 순항을 예고했다.
jykwon@osen.co.kr
'프로듀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