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의의 말처럼 '눈'이 문제다. 배우 김정은이 억척스러운 캐릭터임에도 '눈빛'으로 가녀린 비련의 여주인공이 돼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에서는 덕인(김정은)이 진명(송창의)과 좀 더 깊이 소통, 발전된 관계를 보이며 본격 러브라인을 기대케하지만, 마지막 진명과 자신의 남편인 경철(인교진)을 빼앗는 진희(한이서)가 남매 사이란 것을 알게돼 충격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덕인은 자신도 모르게 진우를 생각하는 본인의 모습을 깨닫고 묘한 감정에 빠졌다. 진우가 몸살로 앓아누었다는 말을 듣고 "마누라도 없는 주제에 몸살은 왜 나"라고 혼잣말을 하며 걱정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날 덕인의 밥집을 찾은 진우가 "날 걱정하신 거예요?"라고 묻자 이에 덕인은 "아니 걱정을 왜 해?"라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아니 난 종일 덕인씨 생각만 했다. 종일 배고프니 밥집 아줌마 생각만 났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하면 덕인의 남편의 이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현재 상황을 두고 "버티고 있는 게 상책일까"라고 묻자 진우는 "마음가는 대로 하라. 이제부터는 본인을 챙기면서 살라. 덕인 씨의 행복만을 위해 모든 걸 결정해라"는 진심어린 조언을 해줬다.
이에 덕인은 눈시울이 촉촉해지며 "나한테 이런말 해주는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다. 여자가 남자한테 사랑받는 느낌이 이런거구나"라며 행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 덕인은 보육원에 봉사 활동을 다닌다는 진우의 말을 듣고 감동스런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고아라고 고백했다. 이에 진우가 살짝 놀라자 "고아란 사람들 보기 쉽지 않죠?"라고 체념하듯 말했다. 이에 진우는 "마음아픈 일들이 참 많았겠다"라며 안쓰러워했다.
진우는 순간순간 진심어리면서도 달콤한 말들로 이런 덕인을 위로했다. 진우는 "싸움도 나보다 잘하고 목소리도 나보다 크고 세상 살이도 너끈히 해나가는 거 같은데 이상하게 어린아이 보는 것처럼 위태로워보인다"라며 "아무래도 눈 때문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덕인이 "내 눈빛이 어떠냐"고 묻자 "언제나 눈물이 고여있는 것 같다. 촉촉하게"라고 대답, 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흘렀다. 진우는 "안다. 아직 남편이 있는 사람이라는 거. 하지만 마음이 아픈거다.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하다. 왜 이렇게 내 마음이 아플까 당신 때문에"라고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점저 끈끈해져 간 두 사람의 관계 변화는 마지막에 예고됐다. 경철(인교진)의 매몰찬 모습을 생각하던 진희는 인덕의 밥집 앞으로 달려갔고, 이에 두 사람을 목격했다. 진희는 "오빠 법 먹으러 온거야?"라고 놀라서 물었고, 이에 덕인은 "오빠?"라며 놀란 눈을 했다. 사실을 알고있던 진우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몰입케 하는 일등 공신은 단연 김정은의 '눈'이다. 극 중 송창의의 말처럼 김정은은 고아에 아이에 남편까지 잃었지만 혼자 꿋꿋이 홀로서기를 해 나가는 인물 안에서 눈빛을 통해 캐릭터의 내면에 담긴 많은 감정이 표현하고 있다. 눈빛 자체에 슬픔의 감성이 있다. 그렇기에 어떤 때는 그 어떤 비련의 여주인공보다 더욱 감성적인 멜로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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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울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