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예능, 갈수록 ‘꿀잼’이다. 동시간대 쟁쟁한 프로그램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시청자를 뺏길 염려는 없을 거 같다. 출연자들이 털어 놓는 인간미 넘치는 사연과 이들의 오해가 풀려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감동이 핵심적이다. 여기에 부드러운 진행의 국민 MC 유재석, 날카로운 분석과 입담을 가진 김구라가 고정 패널로 활약하면서 보는 맛을 더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여고생 김승은(17세)양과 엄마 박매덕(55세) 씨가 출연해 서로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은 재료 자체가 좋았다. 출연한 엄마와 딸의 캐릭터가 독특했고, 사연도 흥미로웠던 데다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이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 만들어지는 그림들이 꽤나 괜찮았다. 비만인 딸에게 ‘괴물’, ‘동물’ 등의 다소 모욕적인 말로 상처를 주는 엄마. 딸이 살을 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먹을 것에 집착한다는 것이 엄마의 변이었다. 하지만 딸은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고, 일로 바쁜 엄마가 밥을 챙겨주지 않아 혼자 조절을 못해 살이 쪘다는 것이었다.
‘동상이몽’이라는 제목처럼 이 같은 두 사람의 변이 평소 생활을 담은 VCR로 공개돼 패널들과 방청객, 시청자들에게 보여진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재미의 중심이다. 이 영상을 함께 보고난 뒤 패널과 방청객은 함께 공감하고 때론 같이 눈물을 훔친다. 이후 이어지는 조언을 통해 서로의 오해가 조금씩 풀려나가는 상황이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이날 모녀에게도 서로의 사연이 있었고, 그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 바쁜 식당 일로 딸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한 엄마는 늘 딸에게 미안해했고, 딸이 살이 찐 것을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감정이 격해지고 거친 말들이 나왔던 것. 엄마는 “예쁘게 키워주지 못해 미안하다 승은아”라고 말했고, 이에 딸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엄마가 슬퍼하기 때문에 슬프다”라는 딸의 말은 더욱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출연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합의점을 찾는 데까지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유재석과 김구라, 그리고 함께 출연하는 패널들이다. 유재석은 부드럽고 친절한 특유의 스타일로 사연과 고민이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포용력 있게 들어주고 자연스럽게 진행을 이어 간다. 김구라는 고민을 듣고 분석, 자신의 이야기가 가미된 진정성 있는 조언으로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이날 방송에서도 김구라는 자신의 아들 김동현 군의 이야기를 꺼내며 엄마를 위로하고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패널들의 역할도 꽤 크다. ‘동상이몽’은 사연에 걸맞은 패널들을 초대, 현실적인 조언과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다. 지난주 방송에는 무용수를 꿈꾸는 여학생의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 스포츠 선수 출신 서장훈을 패널로 초대했고, 이날은 요리사를 꿈꾸는 승은 양을 위해 요리연구가 이혜정을 스튜디오로 모신 바다.
이렇다보니 시청자들의 호응도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아직 방송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동상이몽’은 호평 속에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층을 확보하며 앞으로의 순항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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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