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슬로우 핸드’란 별칭과 더불어 ‘기타의 신’으로 추앙받는 에릭 클랩튼(Eric Clapton)과 비틀즈(The Beatles)에 이어 ‘가장 많은 빌보드 Hot 100 차트 1위곡을 보유하고 있는 아티스트’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가 새로운 앨범을 선보이며 그들의 음악을 사랑해 온 전세계 팬들의 반가운 뉴스를 전하고 있다,
13일(수)에 이미 발매된 에릭 클랩튼의 앨범 타이틀은 “Forever Man”, 18일(월)에 공개될 머라이어 캐리의 음반 제목은 “#1 To The Infinity”다. 반세기 동안 대중 음악계를 지켜온 에릭 클랩튼, 1990년 팝 음악계 데뷔 앨범으로 바로 정상에 오르며 현재까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머라이어 캐리. 두 아티스트는 공교롭게도 자신의 히트곡을 수록한 베스트 앨범으로 5월 음악 팬들과 만나게 된 것이다.
“베스트(The Best)”, “그레이트스트 히츠(Greatest Hits), “골드(Gold)”, “컬렉션(Collection)”, “에센셜(Essential)”과 같은 제목이 붙은 음반들은 많은 사랑을 받은 가수들의 히트곡을 모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앨범이 나오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한 뮤지션(팀)이 원래 소속회사와 결별을 하고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날 때 발표되는 경우가 다수의 경우고, 재계약을 할 경우에도 지나온 여정을 되짚어보고 팬들에 대한 감사와 보답의 차원으로 히트곡 모음집을 기획해서 선보일 때도 있다.
언제부턴가 단순히 과거 히트곡만을 음반에 담지 않고 미 발표곡, 미 공개트랙 또는 새로운 신 곡, 라이브 버전 등을 수록하며 음악 팬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팝 음악시장에서는 베스트 앨범들이 매년 11~12월에 대거 쏟아져 나오는 경향이 관습처럼 이어져 오고 있는데, 에릭 클랩튼과 머라이어 캐리과 같은 거물 뮤지션의 히트곡 모음집이 봄에 나오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 법 하다.
먼저 에릭 클랩튼은 지난 3월 30일, 만 칠십 세가 되어 고희의 삶을 살고 있다. 팝 음악계의 한 획을 그었고 오랫동안 활동해온 만큼 파란만장한 음악인의 생을 살아 왔으면서도 굳건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영원한 남자(Forever Man)’ 에릭 클랩튼에 대한 존경과 찬사를 33곡이 담긴 2장짜리 베스트 앨범을 통해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나 싶다.
‘I’ve Got A Rock N Roll Heart’, ‘Tears In Heaven’, ‘Change The World’, ‘Forever Man’ 등 그가 83년 이후 발표된 명곡들과 ‘Sunshine Of Your Love’, ‘White Room’, ‘Layla’ 등 전설적인 록 밴드 멤버 시절 남긴 고전, 지금도 애청되고 있는 올디스 벗 구디스 ‘Wonderful Tonight’를 에릭 클랩튼의 살아 숨쉬는 기타 연주와 보컬이 조화로운 라이브 버전으로 감상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머라이어 캐리는 새로운 소속회사로 둥지를 옮기면서 자신의 히트곡을 모은 베스트 앨범을 발표한 경우다. 몇 차례 회사를 옮기는 동안 최고의 인기 팝 스타로 등극, 우여곡절과 슬럼프, 극적인 재기에 힘입은 큰 성공 등을 경험한 머라이어 캐리.
마흔 다섯이 된 2015년 친정 집이나 마찬가지인 소니 뮤직과 다시 계약을 맺고 ‘영원할 때까지 넘버 원’으로 해석되는 앨범을 전격 발매하게 된 것이다. 1990년 가을 그녀에게 최초의 빌보드 Hot 100 차트 1위를 안겨준 ‘Vision Of Love’부터 2008년 18번째로 정상에 오른 ‘Touch My Baby’까지 무려 18곡의 히트 트랙을 즐길 수 있고, ‘Infinity’란 제목의 새 노래가 담겨 머라이어 캐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려는 포석이 엿보인다.
에릭 클립튼과 머라이어 캐리, 이미 여러 종류의 히트곡 모음집이 나와 있기 때문에 ‘우려먹기’란 생각을 가질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앨범을 발표한 만큼 많이 팔릴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음반회사들의 의도된 마케팅 전략도 다분히 드러나 보인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의 기타치고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노장이 된 에릭 클랩튼, 중년에 접어들어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옛 둥지로 돌아간 머라이어 캐리, 이 두 사람에게 오늘 소개한 베스트 앨범들이 ‘다시 시작(Begin Again)’하기 위한 그들의 출발점이 되어 향후 ‘웰-메이드’ 새 음반으로 탄생될 수 있기를 기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