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도 밝고 유쾌할 수 있을까.
MBC 새 일일드라마 '딱 너 같은 딸'(극본 가성진, 연출 오현종 박원국)의 제작발표회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드마우스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오현종 PD를 비롯해 주연배우들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현종 PD는 '밝은 가족극'을 강조했다. 오 PD는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밝고 유쾌한 코믹 가족극을 표방하고 있다. 과거 MBC에서 많이 방송됐던 휴먼 가족극을 많이 해보고 싶었다"라며 "많이 없어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밝고 같이 공감하면서 웃으면서 저녁 시간대를 가족들이 함께 앉아서 보면서 소통하는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배우들도 밝은 가족극 코드에 맞춰서 심사숙고 끝에 캐스팅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실제로도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하는 것이었다. 오 PD는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캐스팅이다. 특히나 어려웠던 부분은 드라마의 톤을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가였다"라며 "배우 각각이 가진 개성과 살아 있는 느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밝은 이미지가 있지 않으면 톤이 낮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굉장히 밝은 분들을 중점적으로 고려해서 캐스팅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김혜옥 선배님은 쇼호스트의 직업적으로 완벽한 여왕벌 여사의 모습도 있지만, 모성애의 따뜻함도 있어야하기 때문에 그럼 점이 어려웠다. 가장 적합한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수경 씨와 강경준 씨도 실제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개개인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캐스팅했다. 그런 밝은 부분들이 드라마에 잘 녹아져서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유쾌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딱 너 같은 딸'은 딸 셋을 최고의 '알파걸'로 키운 홈쇼핑 호스트 홍애자(김혜옥 분)와 말끝마다 해병대 정신을 자랑하지만 현실은 주부 습진에 시달리는 홀아비 소판석(정보석 분), 그리고 금수저 물고 태어난 스펙을 가졌지만 어딘지 어수룩한 허은숙(박해미 분) 여사네 등 세 집안이 사돈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달래네 집'(2004, KBS) 등 시트콤 집필을 주로 해 왔던 가성진 작가가 극본을, '개과천선'(2014) 등을 연출한 오현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상영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시트콤의 재미와 가족극의 감동이 적절하게 담긴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러브라인을 형성할 마인성(이수경 분)과 소정근(강경준 분)을 비롯해, 극중 갈등을 겪을 홍애자와 허은숙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섞였다. 김혜숙은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밝은 가족극을 강조했지만, 막장을 완벽하게 빼지는 않았다. 다만 표현 방식을 바꿨다. 오현종 PD는 "막장 요소가 없으면 관심이 있겠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건강하고 같이 웃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막장적인 요소가 있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밝게 다루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며 "고부간의 갈등이나. 사돈 간의 갈등이 큰 라인으로 세팅돼 있다. 그런 부분들을 일반인들이 쉽게, 너무 자극적이지 않게 받아들이는 선에서 유쾌하게 그려보고 싶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서 시청자들이 막장 요소지만 다르게 표현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오 PD는 이번 작품으로 주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실질적으로 드라마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은 초반에는 개성이 너무나 다른 세 가족들을 소개하는데 할애하고 있다"라며 "전개되면서 그 완벽함들이 사실은 우리가 어느 정도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가족이다. 우리 엄마와 비슷한 모습, 우리 딸들의 모습이 투영돼 드라마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락 말했다.
또 "조금씩 결핍이 있는 캐릭터다, 관계를 맺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완벽함이란 없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해하고 살아가는 게 우리의 일상이다라는 관점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딱 너 같은 딸'이 막장 요소까지도 단백하게, 건강하게 표현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얼마나 유쾌한 가족극으로 탄생할지, 또 자극적인 전재 없이 시청률 사냥에도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오후 8시 55분 첫 방송.
seon@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