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칸!] 영진위 부스, 올해는 왜 이렇게 한산할까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5.19 06: 50

예산 문제로 갈등 중인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서로에 대한 불편함을 칸국제영화제에서도 드러냈다.
영진위 측은 지난 17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칸 크로아제트 거리 인근에서 '한국영화의 밤'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번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오피스'의 홍원찬 감독, 배성우, 비평가 주간에 초청된 '차이나타운'의 한준희 감독, 고경표 등이 자리했다.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김영빈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을 비롯해 샤를테송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 로카르노, 도쿄, 홍콩 등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영진위는 매년 칸영화제 기간 리셉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공동진행을 하던 BIFF 측은 함께 하지 않았다. BIFF 명예집행위원장인 김동호 위원장만이 자리했다. 대신 BIFF 측은 같은 날 런천 파티를 별도로 열었다. 베를린, 로카르노, 도쿄, 홍콩  등 세계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함께 했으며, 역시 영진위 관계자는 찾기 어려웠다.
이밖에도 양 측의 불편함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칸 인터내셔널 빌리지 인근 영진위 부스의 달라진 분위기가 대표적이었다. 이전 칸영화제 기간에는 BIFF 관계자들 비롯해 국내 영화인들 다수가 영진위 부스에 머물며 세계 영화인들과 교류했다. 즉 영진위 부스는 국내 영화인들이 한 데 모이는 만남의 장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 취재진을 위한 인터뷰 장소로 활용될 때 외에는 비교적 한산했다. 발 디딜 틈 없었던 예전과 달리 칸영화제를 찾은 국내 영화인들이 발길을 돌린 탓이었다. 18일 오후 김동호 위원장이 잠깐 모습을 드러낸 정도였다.     
칸을 방문한 김세훈 영진위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내 취재진과 만남에서 "영진위는 한번도 정치적인 판단을 한 적이 없는데 외부에는 정치적으로만 본다. 영진위원장으로서 매우 안타깝다"며 "예산 심의에 영진위가 영향을 끼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예산 심사에서 결정됐을 뿐이며 영진위는 오히려 예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재심을 요구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영진위 측은 BIFF 지원 예산을 지난해 14억 6천만 원에서 6억 6천만 원이 삭감된 8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영진위 측은 "BIFF는 이미 명실공히 글로벌 영화제로 위상을 점유하고 있어 자생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다수 의견에 의해 부분감액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BIFF 측은 "영진위의 예산 삭감 논리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논리"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BIFF 측은 지난해 '다이빙벨' 상영 결정 이후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사임 압박을 받았으며, 부산시와 감사원의 이중 감사를 받았다.
올해 칸국제영화제는 지난 1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4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영화로는 '무뢰한', '마돈나'가 주목할만한 시선에, '오피스'가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차이나타운'이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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