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딱너딸’, 임성한 막장 잊어라..안방 잡을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5.19 06: 40

‘막장 드라마 대모’ 임성한 작가가 떠나고, 시트콤 같은 가족드라마가 왔다. MBC 새 일일드라마 ‘딱 너 같은 딸’이 일일드라마는 자극적이어야 한다는 성공법칙을 깼다. 어떻게 보면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 드라마의 도전은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까.
지난 18일 첫 방송된 ‘딱 너 같은 딸’은 첫 방송에서 세 명의 알파걸을 키운 엄마 홍애자(김혜옥 분)가 시댁의 구박을 견디다 못해 이혼 선언을 하는 이야기고 시작했다. 세 명의 딸들을 어엿하게 성공시키고 홈쇼핑 쇼호스트로 잘나가는 애자에게 단 한 가지 약점이 있다면 시댁. 시어머니(전원주 분)의 모진 독설에 이혼 서류로 응수하며 첫 방송은 끝이 났다.
돌발 이혼 선언은 독특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애자가 그동안 시어머니에게 당한 고통과 시댁과의 갈등을 한 번에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동시에 애자의 강단 있는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첫 방송만 봤을 때 자애심 강한 애자와 그의 개성 강한 세 딸이 만들어갈 이야기가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드라마는 마지성(우희진 분), 마인성(이수경 분), 마희성(정혜성 분)이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세 가족이 결혼으로 얽히면서 발생하는 갈등과 화해가 드라마의 최대 이야기. 자극적인 소재 없이 재기발랄한 구성으로 승부를 볼 예정이다. 때문에 일일드라마 특유의 휘몰아치는 갈등, 특히 전작 ‘압구정백야’의 무거운 분위기와 180도 달랐다. 
이혼 선언 전 시어머니에 대한 울분을 노래로 승화시키며 눈물을 흘리는 애자의 행동은 향후 통쾌하게 날릴 이혼 서류의 쾌감을 높이는 장치였다. 이처럼 ‘딱 너 같은 딸’은 시트콤과 드라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기존 일일드라마와 조금은 분위기가 달라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는 것.
이 같은 실험이 안방극장에 통할지는 조금 더 지켜볼 문제다. 사실 일일드라마는 젊은층보다는 중장년층을 노리는 드라마다. 파격적인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장년층에게 이 같은 시트콤인 듯 시트콤 아닌 시트콤 같은 형태는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다. 임성한 작가를 기용해 방영 내내 공분을 샀던 MBC가 ‘딱 너 같은 딸’이라는 조금은 가볍고 유쾌한 가족드라마로 방향을 확 틀었다. 길을 잃을 것인가, 새로운 길을 만들 것인가.
jmpyo@osen.co.kr
‘딱 너 같은 딸’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