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이라 일컬어지는 만화 '미생'은 괜히 탄생한 것이 아니었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는 어릴 적 방황부터 오직 만화를 위해 한 길만 걸어온 윤태호 작가의 우직함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윤태호 작가는 어릴 때부터 앓아온 유전성 피부병 때문에 힘들었던 어린 시절, 만화가가 되기 위해 서울에서 노숙을 해야 했던 시절 그리고 슬럼프까지, '미생'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의 뒤에는 남모를 노력과 힘든 시절이 있었음이 알려져 시선을 모았다.
유전성 피부병은 그가 어릴 때부터 방황을 하게 만든, 그리고 만화를 그리게 만든 출발점이었다. "겨울에 열을 몸 밖으로 내보낼 수 없는 유전성 피부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그는 "어릴 때는 옷을 벗고 멱을 감으며 놀지 않나. 나는 그럴 수가 없어서 종이를 쌓아놓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도 아니고 낙서도 아닌, 내 방황을 종이에 담았던 것이다"라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담담하게 고백했다.
서울에 올라와 노숙 생활을 했던 사실도 밝혀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서울에 올라와 노숙을 했다. 강남 모 아파트에서 노숙을 했는데 거기에는 정자가 있었고 소파도 있어서 소파에서 잘 수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토록 들어가고 싶었던 허영만 화백 화실의 주소를 잃어버린 뒤, 화실이 강남 모 아파트에 있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은 채 아파트 전체를 뒤졌다는 에피소드도 전해 스승, 허영만 화백까지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만화가 데뷔에 대한 독기를 품게 된 계기 또한 전했다. 그는 "강남역에서 노숙하던 시절 동창을 만났고 동창회를 한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반장 하숙집 번호를 알아내 연락을 했더니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사람들만 모이는 동창회라고 하더라"며 "이후 25살에 만화가로 데뷔하겠다고 내 스스로 목표를 세워놨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생' 윤태호 작가는 못지 않은 힘든 삶을 살아왔다. 수입이 많지 않아 빚도 10년 간 있었고 아내가 처가에서 몰래 빌려다 쓴 돈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흔히들 tvN 드라마 '미생'의 성공으로 윤태호 작가의 화려함을 이야기하지만 그 역시 미생의 시절을 겪어왔다.
때문에 '미생'이 대중의 마음을 더욱 더 사로잡았을지도 모른다. 그저 평탄한 길을 걸어온 사람이 '미생'을 썼다면 진짜 미생의 삶을 살고 있는 대중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힘들었던 어린 시절, 노숙을 해야 했던 젊은 시절 등 미생의 삶을 걸어온 윤태호 작가였기에 지금의 '미생' 있는 것이었다.
한편 '힐링캠프'는 대한민국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 게스트들과 함께 그들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힐링캠프'에는 허영만과 윤태호 만화가가 출연했다.
trio88@osen.co.kr
'힐링캠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