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화정' 서강준-이연희, 사극을 로코로 만드는 요물들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5.19 06: 51

서강준이 이연희가 남장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길길이 날뛰는 모습을 보였다. 여자인 줄 모르고 했던 자신의 행동들이 후회가 되고, 아무렇지 않은 듯 했던 스킨십이 부끄럽기까지 했던 것. 근엄한 선비의 외피를 뚫고 20대 초반 청년의 내면이 한순간 튀어 나왔다. 로맨틱 코미디의 한 장면이 펼쳐지는 듯 했다.
MBC 월화드라마 ‘화정’은 그동안 광해(차승원)가 불안한 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려왔다. 물론 그 사이 역사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자신의 혈족들을 죽이는 피바람이 있었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정적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을 처단하면서 극복해야 했던 광해의 인간적 고뇌가 극의 몰입도를 도왔다. 하지만 2막이 시작되면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정명공주(이연희)와 홍주원(서강준)의 사랑이야기가 시작됐다.

홍주원은 광해의 명으로 일본에 유황을 수입하러 갔다가 노예로 팔려온 정명과 만나게 된다. 험한 노예 생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명은 남장으로 살아가고, 주원 역시 의심할 바 없이 정명이 남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18일 방송에서 주원은 친구 인우(한주완)에 의해 정명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우는 정명의 팔목을 보고 단번에 여자 팔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주원은 인우에게 정명의 정체를 듣고 기함한다.
주원은 그동안 자신을 속인 정명에게 분해하면서 그동안 정명과 아무 거리낌없이 손을 잡았던 사실을 부끄러워했다. 정명은 그의 다소 ‘오버’하는 행동들을 바라보며 주원의 ‘샌님스러운’ 행동을 귀여워했다.
이후 정명은 주원을 데리고 주막에 가 술을 마셨고, 주원은 모르고 했던 스킨십에 대해 언급했다. 정명은 그런 일은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주원의 다리를 툭툭치며 “나를 남자로 생각해라”고 말했다. 정명의 갑작스런 행동에 주원은 놀라며 “여인이 어찌..”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불렀다.
정명은 그런 주원이 재밌다는 듯 일부러 더 따라다니며 스킨십을 했고, 주원은 그때마다 과할 정도로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두 사람은 티격태격거리며 사극답지 않은 귀여운 신들을 연출했다. 흡사 로맨틱 코미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광해와 대신들의 권력 다툼, 정명의 처절한 노예 생활로 다소 무거웠던 ‘화정’에 상큼한 바람이 부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정명의 본격 복수가 그려지며 다시 극은 무겁고 치열해지겠지만, 그 사이 발전해 가는 주원과 정명의 사랑은 시청자들의 미소를 부르며 극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명과 주원을 연기하는 선남선녀 이연희와 서강준의 케미 또한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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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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