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공이 무섭다. 몸으로 향하는 투구와 타구에 SK 선수들이 움찔하고 있다. 후유증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코칭스태프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SK가 몸에 맞는 공과 때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다.
SK는 올 시즌 37경기에서 30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이는 한화(32개)에 이어 리그 2위 기록이다. 물론 투수가 고의로 몸에 맞는 공을 던진다고는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꾸 공을 맞아서 도움이 될 것은 없다. 오히려 후유증만 계속 쌓이는 모습이다.
5월 들어 찜찜한 상황이 속출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은 1일 광주 KIA전에서 조시 스틴슨이 던진 강속구에 왼 어깨를 맞았다. 외국인 타자답게 큰 내색은 하지 않고 1루로 걸어 나갔지만 왼 어깨가 욱씬거리는 바람에 그 후 몇 경기는 정상적이지 않은 몸 상태 속에 경기를 치렀다. 한참 달아올랐던 대포 장전도 주춤했다.

2일에는 부동의 리드오프인 이명기가 공에 머리를 맞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심동섭이 던진 공에 헬멧을 강타 당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3안타 경기를 계속 만들며 타율을 3할3푼7리까지 끌어올렸던 이명기에게는 직격탄이 됐다. 그 후 다소간의 어지러움과 매스꺼움을 호소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타격감도 급추락했다.
지난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는 이재원이 몸에 맞는 공에 울었다. 15일 경기에서 한 차례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한 이재원은 16일 경기에서는 1경기에 무려 세 차례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KBO 리그 역사상 14번째 일이었다. 결국 이재원은 투구를 맞은 부위가 뭉쳐 17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9회 대타로만 한 타석을 소화했을 뿐이었다.
타구도 무섭다. 지난해 윤희상이 두 차례나 불운에 시달렸던 SK는 올해도 외국인 에이스로 관심을 모았던 트래비스 밴와트가 타구에 맞아 한 달 이상을 결장했다. 4월 16일 인천 넥센전에서 박병호의 강한 타구가 밴와트의 오른쪽 복사뼈를 직격했다. 골절은 면했으나 결국 한 달간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고 19일 인천 한화전에서야 1군에 복귀한다. 유독 몸에 맞는 공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SK다.
몸에 맞는 공으로 부상을 당하면 선수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큰 중압감과 싸운다. 비슷한 코스로 공이 들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거나 피하는 경우도 많다.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다. 사구 후유증을 극복하며 제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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