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통신] 강우석 감독 “한국 영화 내분, 대체 뭐하자는 건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5.19 08: 09

충무로를 대표하는 강우석 감독이 최근 볼썽사나운 한국 영화 내분에 대해 안타까운 소회를 밝혔다.
시네마서비스 식구들과 지난 13일부터 칸에 머물고 있는 강우석 감독은 19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 “어제 열린 한국 영화의 밤에 왜 불참했는지” 묻는 질문에 답하며 갑갑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어제 낮에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와 영진위가 주최한 저녁 파티에 일부러 가지 않았다”면서 “솔직히 한쪽은 애틋해서, 한쪽은 왜 이럴까 싶어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이어 “어제 투자배급사 NEW의 김우택 대표와 점심을 먹으며 마치 영화계에 계엄령이라도 선포된 것 같은 위기감이 들었다”며 “제가 16년 전 조감독 시절로 회귀한 것 같아 요즘 하루하루가 참 씁쓸하다”고 말했다.
NEW가 ‘변호인’에 투자한 뒤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김우택 대표가 대상포진에 걸릴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현실에 대한 영화계 선배로서의 개탄이었다. '변호인'에 투자한 CJ창투가 최근 회사명을 타임와이즈로 바꾸고, 간접 투자사 캐피탈원 역시 얼마 전 모태펀드 조성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것이 부디 같은 맥락이 아니길 바란다며 씁쓸해 하기도 했다.
“이러다 사전 검열이 부활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충무로 흥행사는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상영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된 다이빙 벨이 이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지 진짜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부산시로 상징되는 관료 사회의 자기 검열 식 경직성을 비꼰 것이다.
이와 함께 CJ엔터테인먼트에서 2년째 개봉이 미뤄진 ‘소수의견’을 가져온 것에 대해선 “아무리 자본주의라지만 영화가 기업 논리에 좌우돼선 안 될 것 같아 그랬다”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철거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를 낸 용산 참사를 다룬 김성제 감독의 ‘소수의견’은 작년 최종 후반작업 공정인 DCP까지 모두 마쳤지만 개봉일이 잡히지 않아 ‘안 하는 거냐, 못 하는 거냐’는 의혹을 받았다.
20일 출국하는 강 감독은 “이제 귀국해서 모든 에너지를 새 영화 대동여지도에 쏟아 붓겠다.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 보여주고 싶고 저부터 각오를 다지는 마음에서 6kg을 뺐는데 공교롭게 실미도 연출할 때 체중이더라”고 말했다. 차승원 유준상 주연으로 8월 1일 첫 삽을 뜰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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