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이 한국땅에서 가수로서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한국국적 취득은 불가능하다. 한국땅을 밟는 건 허용됐다. 최악의 위기는 벗어났지만 산 넘어 산이다. 그에게 남은 선택지는 과연 무엇일지 살펴봤다.
유승준이 19일 오후 10시 30분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를 통해 그간의 심경을 처음으로 밝힌다. 대중에 앞에 서는 것은 13년 만이다. 그가 이날 어떤 말을 쏟아낼지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은 상황. 아마도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두 아이의 아빠로서의 삶을 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만약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13년 전 군 입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터뜨릴지도 모르겠다. 한껏 궁금증을 자극해놓았기에 추측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유승준은 지난 12일 웨이보를 통해 "한국을 떠난 지 13년 만이다. 이제 와서 감히 여러분 앞에 다시 서려고 한다. 떨리고 조심스럽지만 진실되고 솔직한 마음으로 서겠다"고 적었다. 방송의 생중계를 맡은 신현원 프로덕션은 방송 전부터 유승준이 울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으로 일말의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반응들도 나오고 있다.
프로덕션 측은 또 "녹화를 통해 편집 과정을 거치면 유승준이 전하고자하는 의미가 훼손,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편집 없이 그대로 생중계하겠다"고 밝혀 한껏 관심을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실시간 중계에서는 네티즌들의 질문도 받는 것으로 알려져 돌발 사태가 터질 가능성도 크다.
유승준은 지난 2001년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그가 신체검사를 받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된 데 이어 그가 병역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말해 호감도는 급상승했다. 그러나 입대를 앞두고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 법무부로부터 영국 금지 대상자 명단에 올라 한국에서 추방된 게 결정타였다. 연예계 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추방을 당한 것이다.
그는 이후 2004년 9월 미국에서 재미동포 오유선 씨와 결혼했고, 2002년 이후엔 배우 성룡이 대표로 있는 JC그룹 인터내셔널에 소속돼 중국에서 활동해오고 있다.
사실 유승준은 댄스가수로서는 물론 연기자로서 히트를 쳤고, 더 발전할 가능성을 보였기에 군 입대 문제만 없었다면 톱스타 자리를 유지했을 게 분명하다. 그런 그가 군대 문제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군 입대와 관련해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속속 등장할 때마다 술상의 안줏거리로 등장했다. 네티즌들은 "유승준처럼 되고 싶나?" "유승준은 영원히 한국땅을 밟을 수 없다"는 말로 비아냥 거렸다.
사실 이번 방송으로 유승준의 앞으로의 연예계 활동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솔직한 모습이 인정받는 시대에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하고 솔직하게 심경을 털어놓는다면 국민의 호감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러 호감을 사려는 말들만 한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다. 대중의 시선은 정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특히 군 문제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그의 활동이 긍정적으로 풀릴지는 미지수다. 결과는 시간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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