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칸!] '오피스' 홍원찬 감독 "개성파 20대 여배우, 고아성 1순위" [인터뷰]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5.20 06: 44

낯선 이름이 아니다. 홍원찬 감독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와 스릴러라는 장르의 인연은 오래됐다. '추격자'(2008), '작전'(2009), '황해'(2010), '내가 살인범이다'(2012) 등의 각색을 맡은 그다. 제 68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 받은 첫 장편 데뷔작인 '오피스'(제작 영화사꽃) 역시 호러에 가까운 스릴러다.
'오피스'는 평범한 직장인 김과장(배성우)이 어느날 갑자기 가족들을 처참히 살해하고 난 후 사라지고, 이후 같은 팀 직원들이 한 명씩 실종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영화는 김과장과 공통점을 지닌 인턴 미래(고아성)의 시선으로 진행되는데, 예상치 못한 전개를 보여주며 공포와 긴장감을 안긴다.
8월 국내 개봉 예정으로, 19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공식상영으로 먼저 베일을 벗었다. 이날 오후 인터내셔널 빌리지 인근 영화진흥위원회(KOFIC) 부스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오피스'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 작품으로 칸의 부름을 받았다. 공식상영이 끝나고 관객들의 오랜 박수를 받았다. 기분이 어땠나.
"처음 겪는 일들이다.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는데, 쑥스러운 마음이었다. 오히려 '빨리 끝내주지'란 마음이었다. 손만 계속 흔들어야 해서 당황스러웠다. 그렇게 화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주변에서 말해줘서 알고 있지만, 민망했다."
-완성된 작품을 본 소감은 어떤가. 
"최종 완성본이 아니다. 서울 개봉 일정 맞춰서 준비하다가 갑자기 칸에 오게 됐다. 상영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그래픽(CG)이나 사운드를 2주만에 급하게 했다. 기술적인 면이 부족한데, 큰 스크린에서 어떻게 보일지 불안했다. 그것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다. 우려했던 수준보다는 괜찮았다. 영상기가 선명해서 깜짝 놀랐다."
-현지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서울에서 블라인드 시사를 할때 생각보다 관객들이 너무 많이 무서워 하더라. 그렇다면 관객들이 싫어할 것 같아서 수위조절을 했다. 이번에는 관객들이 무서워 하지 않아서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 부분이 상영 내내 신경 쓰였다. 그러다가 예상하지 못한 장면에서 좋아하더라. 그 부분이 재미있었다. 만드는 사람의 의도가 있는데, 해외 관객들로부터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와 신기했다."
-레드카펫에서 포즈가 자연스러웠다. (웃음)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는데, 자리가 자리이다 보니까 어쩔 수 없었다. 고아성을 최대한 따라하려고 했다. 고아성만 믿었다."
-신인 감독에게 자격이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올랐는데, 수상에 대한 기대가 있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에 신인 감독이 24명이다.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별히 상 욕심은 없다. 상투적인 이야기이지만, 온 것만 해도 기분이 좋다."
-스릴러와 호러가 융합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제작사 최윤진 대표님이 먼저 생각한 시나리오였다. 아이템 자체는 호러 영화를 염두에 두셨다. 초고를 받은 후 영화 속에 사회적인 부분이 있으니 각색을 하면서 사실감을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스릴러라고 규정하면서 촬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촬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스릴러 쪽으로 오게 됐다."
-고아성과 배성우를 캐스팅한 이유가 있나.
"고아성과 배성우는 1순위였다. 미래 역할이 20대 초반 인턴인데, 우리나라 20대 초반 여배우 중에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자신만의 분위기가 있는 배우를 원했고, 고아성이 생각났다. 시나리오를 초창기에 보여줬는데 바로 답이 와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좀 더 빨리 배우와 캐릭터를 맞춰갈 수 있었다. 배성우는 제작사 최윤진 대표님이 제안했고, 동의했다. 대표님 말씀이 '선해보이면서 묘하게 악한 얼굴이 있는 이미지'라고 했다. 괜찮은 것 같았다. 시나리오는 드리지 않은 상태에서 우연히 사무실 복도에서 배성우를 만난 일이 생겼다. 대뜸 연락처를 물어봤고, 그렇게 캐스팅을 제안했다."
-칸에서 받은 자극이 있나.
"한국에서 개봉이 더 중요하다. 여기 온 건 영광스럽지만, 후반작업을 더 해서 개봉을 준비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작가나 감독들이 그런 것 같다. 이 순간은 영광스럽지만 다음 작품을 만들어야 하니까 그 고민이 있다. 자극을 받은 것 맞다. 영화를 참 잘 만들어야 겠다는 마음이 든다."
-칸에서 공개된 버전과 국내 개봉 버전은 차이가 있나.
"내용적인 면에서 편집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스릴러에서는 화면이 중요한데,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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