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이 병역 기피 논란 후 13년 만에 심경을 밝히며 군 복무를 하더라도 한국 국적을 갖고 싶다고 밝혔다. 어찌 보면 차라리 미국인 ‘스티브 유’의 삶이 편할 수도 있는 지금, 그는 왜 지금 와서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군대를 가고 싶다고 했을까.
유승준은 지난 19일 오후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지난 13년 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무엇보다 “이렇게 늦게 사죄 말씀을 전하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죄했으며, “한국 국적을 얻을 수 있다면 군 복무를 하겠냐”는 말에 “그렇게 선처 부탁 드린다”며 뒤늦게라도 군입대를 하고 싶다는 심경을 전했다.
무려 13년이 지났다. 늦더라도 그가 사과를 했어야 한 것은 맞지만, 반면 지금 상황에 군 복무를 하겠다는 그의 발언이 다소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쩌면 이는 유승준이 그만큼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어하고, 또 그만큼 한국인으로서 늦게나마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유승준은 이미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얘기하지 않았음에도 “아이들이 한국 얘기를 하면 울려고 한다”며 가슴 아픈 심경을 전했다. 또, “꼭 아이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국의 혈통을 가지고 한국에서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가졌는데, 이렇게 계속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더 이상은 내 아이들을 봐서도, 가족을 봐서도 안 되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늦었지만, 그럼에도 용서를 구하고 한국인으로서 살고 싶다는 것. 유승준은 “나는 어떻게 하면 말을 잘 전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얘기를 하려고 했을 때마다 사죄의 말이 잘 전달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정말 개인적인 이유로 (병역 기피를)한 것은 잘못했다. 더 빨리 뉘우치지 못한 점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거듭 사죄했다.
또한, “유승준에 대한 입국금지 해제나 국적회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사실이 전혀 없고, 현재로서는 위 사람에 대한 입국금지 해제나 국적회복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병무청에도 “어떤 방법으로든 선처해주셔서 제가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며, “다시 아이들과 함께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선처해주셨으면 좋겠다. 그 방법이 어떻게 됐든 간에, 제가 젊었을 때 결정을 내린 모든 것에 대한 사죄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승준의 사과가 대중에 받아들여질 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논란을 무릅쓰고 방송을 택해 늦게나마 공식적인 사과를 한 그의 모습이 전과 사뭇 달라 보인 것은 사실이다. 당시 그가 미국 시민권을 택한 것은 분명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었던 큰 잘못이었다. 그리고 이를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군입대를 하겠다는 그의 판단, 어찌 보면 믿음에 달린 일이다.
한편 이날 유승준은 당시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은 일과 입대 발언 관련 논란, 시민권 취득에 대한 자세한 정황 등을 설명했다. 또, “만약 13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당연히 군생활을 할 것”이라며, 당시 아무것도 모른 채 판단을 내렸던 자신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뒤늦게 진심을 공개한 유승준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지는 여론에 달린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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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