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 마냥 즐거울 수 없다. 좋은 날도 있지만, 힘든 날도 있다. 입이 거친 상사는 회의 내내 실적으로 압박하고, 막강한 라이벌의 등장에 정규직의 꿈은 자꾸 멀어진다. 누구든 찌르고 싶을 만큼 지옥 같은 나날들이다.
영화 '오피스'가 오는 8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19일 새벽(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진행된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베일을 벗었다.
'오피스'는 제목 그대로 사무실을 배경으로 한다. 평범한 직장인인 김과장(배성우)은 어느날 갑자기 가족들을 처참히 살해한다. 그는 갑자기 사라지고, 같은 팀 직원들이 한 명씩 실종되기 시작한다. 영화는 영업팀 인턴 직원 미래(고아성)의 시선으로 진행되는데, 상황은 점점 극단의 공포로 치닫는다.
절제된 공간인 사무실을 잔혹극의 배경으로 탈바꿈시킨 아이디어가 빛난다. 사무실을 비롯해 탕비실이나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 일상적인 사무실 공간이 주는 익숙함을 걷어냈다. 대신 신인감독 특유의 강렬한 에너지로 채웠다. 다소 투박한 만듦새이지만, 휘몰아치는 후반부가 인상적이다. 각종 잔인한 장면까지 더해져 시선을 뗄 수 없는 힘이 있다. 현지 관객들은 상영 도중 수 차례 박수 갈채로 만족도를 표현했다.
약자의 모습에서 놀라움을 주는 반전까지, 고아성은 한 작품에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다채로운 악인 캐릭터를 주로 선보인 박성웅은 이성적인 형사로 분해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가고, 배성우는 섬뜩한 살인마 연기로 시종일관 긴장감을 자아낸다. 김의성, 류현경, 박정민, 이채은, 오대환 등 사무실 직원 각각의 매력이 빛난다.
할리우드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홍원찬 감독은 평범한 일상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바라봤다"며 "지루하고 따분한 화이트칼라의 사무실을 아시아식 공포의 공간으로 만들어 냈다"고 평했다.
국내서는 8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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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빅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