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 아나운서 백지연은 없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5.20 14: 08

MBC 아나운서 출신 백지연이 연기 분야에서 의외의 가능성을 드러내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알리고 있다. 프리랜서 선언 후 케이블 프로그램 MC, 강단에서 강의를 하던 그가 안판석 감독과의 친분으로 드라마를 시작, 연기에 발을 들이면서 이제는 '배우'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게 됐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장성주, 연출 안판석) 26회는 이혼을 준비하는 고아성(서봄 역)과 이준(한인상 역)이 주인공이었지만 백지연(지영라 역)이 쏠쏠한 재미를 안겼다. 이들을 요리에 비유하자면 이준과 고아성이 메인 요리, 백지연은 독특한 맛을 지닌 사이드 메뉴에 해당한다. 자꾸 생각나는 중독성 있는 맛이다.
극 중 지영라는 한인상, 서봄 부부가 이혼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친구 최연희(유호정 분)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자신의 딸 장현수(정유진 분)를 인상의 재혼 상대로 추천하면서 돈에 대한 욕망을 그대로 드러냈다. 물론 연희가 없는 곳에서. 지영라를 연기하는 백지연이 동일 인물로 보였을 만큼 얄밉고 앙칼졌다.

아나운서 시절부터 쌓아온 표정 연기와 발성 및 호흡이 연기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소송 제기 후 합의가 편하다. 당사자들끼리 얼굴 볼 일도 없다", "틈을 주지 말고 빨리 상대를 구해. 스무살 이혼남 신선하고 좋다", "시대를 좀 읽어라. 그래서 어떻게 마음에 드는 며느리 보겠냐" 등의 대사는 유호정 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도 덩달아 화가 나게 만들었다. 백지연의 얄미운 표정과 우아한 말투가 돋보여서다.
백지연이 '풍문으로 들었소'를 통해 앞으로도 드라마 및 영화에 출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개성있게 그려냈기 때문. 백지연이 '풍문'을 끝내고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purplish@osen.co.kr
'풍문'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