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은 왜 ‘복면가왕’과 ‘끝까지 간다’를 좋아할까. 두 프로그램 무대에 올랐던 가수들은 하나 같이 상당히 만족해하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 편곡의 부담이 없고 마음껏 노래할 수 있기 때문.
가요계에 수많은 가수들이 끊임없이 데뷔하고 있기 때문에 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특히나 요즘 아이돌은 네 명 이상으로 구성돼 있어 메인 보컬도 가창력을 인정받기란 쉽지 않다. 이는 솔로가수도 마찬가지다.
또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도 개인기를 보여주거나 게임을 하고 노래를 한다고 해도 음악방송에서 몇 마디 부르는 정도다. 라디오에서 멤버 개인이 노래를 하더라도 TV보다 대중에게 노출이 쉽지 않다. 이에 가수들에게 음악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자신의 가창력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를 통해 여러 가수들이 가창력을 뽐내며 크게 화제가 됐던 것과 같이 요즘엔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과 JTBC ‘백인백곡-끝까지 간다’(이하 끝까지 간다)를 통해 주목받는 가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만 하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건 기본이다.
‘복면가왕’은 가면 뒤의 가수가 누구인지 찾아내는 재미도 있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들의 가창력을 확인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그간 여러 가수들이 ‘복면가왕’을 통해 가창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가면을 쓰고 노래하기 때문에 선입견 없이 노래만 듣고 평가를 하게 되면서 재발견 가수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끝까지 간다’도 마찬가지다. 무대에서 댄스 위주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아이돌과 무대에 설 기회가 적었던 가수들에게 ‘끝까지 간다’는 자신의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어떤 노래를 부를지 알 수 없는 데서 오는 긴장감과 노래 가사 맞히기에 성공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긴 하지만 온전히 자신만의 무대를 가질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다.
‘복면가왕’과 ‘끝까지 간다’의 또 다른 매력은 편곡의 부담감이 없다는 것이다. MBC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 같은 경우는 노래를 편곡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두 프로그램은 전혀 편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노래를 부르면 된다.
오로지 자신의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복면가왕’과 ‘끝까지 간다’를 통해 많은 가수들이 주목받았다. EXID의 솔지와 B1A4의 산들은 두 프로그램에서 가창력을 인정받았고 이외에도 걸스데이의 소진, 비투비의 육성재, 가수 가희, f(x)의 루나, 캔의 이종원 등이 ‘복면가왕’에서, AOA의 초아와 유나, 블락비의 태일, 카라의 허영지, 애프터스쿨의 리지와 레이나, 레인보우의 재경과 현영, 빅스의 엔과 켄 등은 ‘끝까지 간다’에서 가창력을 재조명 받았다.
이에 대해 ‘끝까지 간다’의 김형중 PD는 OSEN에 “아이돌들이 정말 좋아한다. 항상 또 나오고 싶다고 하고 고정하고 싶다고 하기도 한다. 한 그룹에서 한 두 명의 멤버들이 나오는데 나머지 멤버들은 언제 나갈 수 있냐는 식의 얘기를 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끝까지 간다’에 덕을 받고 가는 아이돌들이 있어서 출연하고 싶어 한다. 가창력이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돌들이 출연을 요청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출연 가수들이 정말 쫄깃했고 즐기고 간다는 반응을 보인다. 가수들은 노래가 좋아서 열심히 노래하다 가수가 되고 노래하는 게 직업이 된 사람들이다.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면 즐길 수 없는 상황이 될 때 있는데 ‘끝까지 간다’는 가수들이 그런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장소가 되는 것 같다. 좋아하는 노래를 편하게 부를 수 있어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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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복면가왕’ 화면 캡처,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