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검사'의 주상욱은 타의에 의해 검사가 됐지만 점차 자신의 선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청탁에 사건의 진실을 가리고 윗사람에게 설설 기는 볼 품 없는 검사지만 정경유착, 대기업의 횡포 등으로 지도층에 환멸을 느끼고 이를 바꾸는 '영웅'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주상욱이 유능한 검사로 성장하는 모습과 더불어 '로코퀸' 김선아와의 로맨스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복면검사'(극본 최진원, 연출 전산 김용수) 1회는 하대철(주상욱 분)의 청소년기 시절을 되돌아보며 어떠한 이유 때문에 서울남부지검의 검사가 됐는지 상세하게 풀어냈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대철이 검사가 된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아버지(박영규 분)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 대철이 고아로 자랐고, 학자였던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중국으로 쫓겨난 이유가 임지숙(정애리 분)과 강중호(이기영 분)의 계략이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검사가 된 것이다.
둘째는 좋아했던 여자의 내기식 장난 때문. 그는 민희(김선아)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 그녀는 "너가 검사가 되면 내가 사귀어줄게"라고 조건을 걸었다. 당연히 검사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기에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다. 대철과 민희를 연기하는 주상욱과 김선아가 연인으로서 달달한 로맨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첫 회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예상대로 합격점. 주상욱과 김선아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본인만의 매력을 드러냈기에 이번에도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김선아의 각오도 남다르다.
두 사람을 캐스팅한 작가의 선택은 탁월했다. 지난해 세상의 부조리에 맞선 한 남자를 그린 '빅맨'의 최진원 작가가 1년 만에 돌아왔다. '빅맨'의 남자 주인공도 돈 없고 빽 없는 양아치였지만 상류층의 위선에 굴복하지 않고 정의를 외치는 '정의남'으로 성장했다. 최 작가는 '복면검사'에서도 남자 주인공을 악을 물리치는 영웅으로 묘사하려 한다. 성장하기 전까지는 '복면'에 의존할 듯하다. 그런가 하면 대철이 커피를 마실 때 직원 할인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근검 절약한다는 성격도 재미나게 그렸다.
앞서 '빅맨'이 동시간대 1위를 거머쥐며 사랑을 받았기에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에 정의 열풍이 불어올 듯하다. 복면 구매가 크게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만 말고 현실에서도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다. 주상욱과 김선아가 만들어 낼 미래에 기대가 쏠린다.
한편 '복면검사'는 주먹질은 본능, 능청은 옵션인 검사 하대철과 정의는 본능, 지성은 옵션인 감정수사관 유민희의 활약을 진지하고 유쾌하게 그린 드라마.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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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검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