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통신] ‘마돈나’ 서영희 “벼랑 끝 절박함 담아 연기 했어요”[인터뷰]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5.22 08: 52

영화 ‘마돈나’로 제68회 칸영화제를 찾은 배우 서영희가 “이 곳을 다시 오게 된 건 옆에 계신 신수원 감독님 덕분”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공을 감독에게 돌리는 겸손으로 칸 재방문에 대한 기쁨을 표현한 것이다.
 지난 2010년 감독주간에 올랐던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에 이어 한 번 가기도 어려운 칸을 재방문한 서영희는 20일 영진위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복남 때도 그랬고 배우로서 힘이 빠질 때마다 이곳에 와 기운을 얻고 가게 된다. 작년 8~9월 빠듯한 촬영 일정(29회차)과 대사 대신 눈빛과 표정만으로 복잡한 심경을 표현해야 돼 힘들고 외로웠지만 이런 날이 와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레인보우’ ‘순환선’ ‘명왕성’으로 국내 독립 영화계 뿐 아니라 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신수원 감독의 신작 ‘마돈나’는 낮은 포복으로 살아야하는 두 젊은 여성의 험난한 인생을 조명한 휴먼 드라마로 올해 칸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조심스럽게 감독의 수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서영희는 “추격자부터 주로 사연 많은 피해자 연기를 자주 하게 되는데 할 때마다 ‘설마 이보다 더 가혹하고 힘든 삶은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다짐이 번번이 빗나가더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마돈나’에서도 빚 독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는 VIP 병동 간호보조사 해림을 연기한다.
 배역의 죄책감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던 중 갑자기 눈시울을 붉혀 주위를 숙연하게 하기도 했다. 그는 “죄송하다. 촬영 당시를 떠올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뜨거운 감정이 훅하고 올라왔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조금 전 이곳 부스에 들어오면서 김혜수 전도연 김고은씨의 포스터를 봤는데 얼마나 가슴 벅찼는지 모른다”며 화제를 전환한 뒤 “제가 좋아하는 여배우들이 이곳 칸을 누비고 있다는 사실도 그렇고, 제가 그 틈에 당당히 끼어있다고 생각하니 오늘 밤 잠은 다 잔 것 같다”며 만세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촬영할 땐 다크 서클이 한 뼘 이상 내려올 만큼 고됐지만 이렇게 고생한 걸 알아주고 잘 했다며 토닥여주면 배우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외부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직업 배우로서의 고충이 느껴졌다.
 “오늘 드뷔시 대극장 시사 후 외신 반응이 좋아 심장이 쫄깃해졌다”는 서영희는 “독립 영화가 거대 자본의 상업 영화에 좋은 본보기를 보여줬다는 리뷰를 보고 감독님과 함께 쾌재를 불렀다. 통쾌했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순제작비 4억원이 소요된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20만명. 다음달 25일 국내 개봉이 잡혔다.
 “우리 영화가 극장에 오래 붙어 있길 바래야죠. 사회적 약자를 소재로 한 작은 영화지만 주제 의식은 또렷하고 매섭잖아요. 아 맞다. 요즘 대세 변요한씨도 의사로 나와요. 드라마 스케줄만 아니면 같이 오는 건데 요즘 요한이 인기가 저보단 낫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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