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보소’ 살린 주연 4인방의 진짜 ‘초’능력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5.22 12: 42

 초능력에 가까운 연기력이었다.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주연배우 박유천과 신세경, 남궁민과 윤진서는 집중도 높은 연기로 보는 이들의 몰입감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역할을 톡톡히 했다. 냄새를 보는 초능력이 주춤했던 빈 공간을 연기력으로 꼼꼼하게 채워냈고, 결국에는 자체 최고 시청률과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의 기록을 세우며 성공적인  종영을 맞았다.
22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1일 방송된 ‘냄새를 보는 소녀’ 마지막 회는 전국 기준 10.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고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률로 봤을 때는 성공적이었다는 평. 하지만 다소 진부하고 개연성이 부족한 허술한 전개에 캐릭터들의 초능력이 가진 진가가 발휘되지 못하면서 주춤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던 것이 사실. 이 부족한 부분을 채운 이들은 주연 배우 4인방이었다.

연쇄 살인에 얽힌 미스테리한 사건들이 화면에 등장할 때는 스릴러처럼 가슴을 졸이게 하다가도, 한바탕 웃게 하는 코믹한 신과 달달한 장면들이 로맨틱코미디 뺨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점은 이 드라마의 특 장점. 극 중 로맨스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배우는 박유천이 유일하다. 이 배우가 드라마의 중심은 셈. 양극단을 오가면서 장르를 파괴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한 작품에서 여러 가지 매력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빈틈없이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내며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그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연기변신을 시도한 신세경의 활약도 대단했다. 그가 맡은 캐릭터 오초림은 냄새를 보는 초능력을 가진 핵심 인물. 하지만 초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 줄어들면서 가끔 민폐 캐릭터로 그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연기력만큼은 극에 폐보다는 힘이 됐다. 극 중 개그우먼 지망생인 신세경은 망가지는 코믹연기도 불사하면서 솔직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일 방송에서는 코믹한 상황 속 눈물 연기를 보여주며 웃음과 동시에 놀라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궁민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사이코패스 연기의 계보에 오를만한 연기력으로 회가 거듭될수록 호평을 받았다. 그의 연쇄 살인마 연기가 더욱 섬뜩한 것은 양극단을 오가기 때문. 남궁민이 연기하는 캐릭터 권재희는 다정하고 매너만점인 스타셰프다. 친절한 말투와 눈웃음은 기본,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심을 녹이기에 충분한 매력남. 그런 그가 연쇄 살인을 저지르고 그것을 기록하는 두 얼굴의 사이코패스라니, 충격적일 수밖에. 특히 갑자기 돌변하는 ‘미친’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다. 선량한 눈웃음을 남발하다가도 혼자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멍한 표정을 지을 때, 광기어린 듯 초점 없는 눈동자가 보는 이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다. 임팩트 있는 그의 연기력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 보는 맛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다.  
초반 주춤했던 윤진서도 후반으로 가면서부터는 무서운 존재감을 뽐냈다. 앞서 연기력 논란도 불거졌던 바. 그가 연기하는 염미는 사건과 일 밖에 모르는 차갑고 무뚝뚝한 프로파일러다. 캐릭터가 그렇다보니 감정을 숨긴 무표정한 얼굴로 딱딱한 말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 연기에 양념을 칠 수도 없고, 오버해서 표현해서는 안 되는 배역이었다. 이에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그런데 방송 후반 염미의 무뚝뚝함은 카리스마로 강렬히 빛났다. 그간 유지해왔던 냉철한 무표정이 드디어 힘을 발휘한 것이다. 논란 속에서도 조급해하지 않고 진중하고 진지하게 캐릭터를 만들어 온 그간의 노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한편 ‘냄새를 보는 소녀’는 3년 전 바코드 살인사건으로 여동생을 잃은 무감각적인 한 남자와 같은 사고를 당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초감각 소유자인 한 여자의 이야기로 지난 21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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