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은 헐크, 체력은 캡틴 아메리카다. 민첩할 땐 블랙위도우 같고, 도구를 만들어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모습은 아이언맨이 따로 없다.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서 병만족을 이끄는 족장 김병만의 이야기다.
5년간 이 방송을 통해 다양한 정글과 오지를 경험하며 쌓은 노하우, 멤버들을 이끄는 리더십은 물론 방송에 필요한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낼 줄 아는 센스까지. 그는 ‘정글의 법칙’의 핵심이다. 김병만이 빠진 ‘정글’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지난 22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인도차이나’에서는 병만족이 코끼리 부족인 ‘무농족’ 마을을 찾아 현지인들과 함께 가족을 이루고 생활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언제나 그랬듯 이날 방송에서도 김병만의 활약은 눈부셨다. 병만족은 코끼리 부족과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사냥에 나섰다. 김병만은 김종민과 함께 락호수에 가 낚시에 도전했다. 거듭된 실패에 김병만은 아이디어를 낸다. 배 둘레에 투망을 쳐 물고기를 싹쓸이 하겠다는 것. 역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징거미 새우는 물론, 물고기 8마리를 낚아 식재료를 확보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족장의 위엄은 이어졌다. 요리를 위해 불을 피우는 것이 급선무. 이에 김종민은 장작패기에 돌입했다. 그런데 어찌 자세가 영 어정쩡해보였고, 그 모습이 답답했는지 김병만은 직접 나서 장작을 패기 시작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장작이 정리됐다. 쩔쩔매던 김종민과 달리 넘치는 힘과 특유의 요령으로 나무들을 땔감으로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김병만의 모습에 영화 ‘어벤져스’의 토르와 헐크의 모습을 컴퓨터그래픽으로 합성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불을 다 피운 후에는 화려한 ‘불쇼’로 방송분량을 뽑아냈다. 그는 불쏘시개에 불이 붙자 이를 활용한 봉술을 자랑하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병만족 멤버들은 감탄하며 박수를 쳤다. 또한 대나무를 잘라 반찬을 담을 그릇을 만드는 모습에서도 5년차 족장의 내공이 느껴졌다.
김병만은 늘 솔선수범이다. 행동하는 리더이기 때문에 부족원들은 더욱 그를 믿고 따른다. 이날도 김병만은 덫에 잡힌 희귀동물 철산갑을 방생하러 산을 오르면서 앞장섰다. 먼저 나서 가파른 산을 로프를 이용해 오르는 모습을 보였고 부족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쉽게 산을 오를 수 있었다.
강가에서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장면에서는 잔잔한 감동을 만들어내기도. 그는 “코끼리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느낌이었다”고 말하며 사람과 동물이 교감할 수 있다는 훈훈한 메시지를 전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는 점점 ‘정글’에 최적화 된 ‘달인’이 돼 가고 있다. 그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이가 있을까. 당장에 누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 김병만이 정글을 오래도록 지키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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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