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초인시대'가 7주 만에 종영했다. 유병재가 대본을 쓰고, 유병재가 주연을 맡는다는 사실만으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초인시대'의 끝은 예상외로 초라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초인시대' 7회는 초능력자 유병재(유병재 분), 김창환(김창환 분), 이이경(이이경 분)이 지구멸망을 노리는 악당 김수용(김수용 분)과 맞서 싸우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수용은 사물을 움직이는 염동력으로 이들을 괴롭혔다.
이날 유병재는 시간을 아무리 되돌려도 김수용을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닫자, 친구들과 인류를 구하기 위해 결국 '사랑'으로 그의 능력을 없애는 쪽을 택한다. 바로 김수용에게 마음을 열고, 뽀뽀에 프러포즈까지 하며 연인으로 발전해 두 사람의 능력이 공멸된 것.
이후 등장한 1년 후의 또 다른 반전 둘. 김창환의 아기가 금발에 파란눈을 가졌다는 사실과 유병재의 아버지가 동정의 표식을 지닌 초능력자라는 사실로 '초인시대'는 막을 내렸다.
'SNL코리아'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던 유병재는 작가와 연기를 병행하는 모습으로 이슈가 됐던 터. 이는 결국 본격적인 정극 드라마로 발전해 '초인시대'를 탄생시켰다. 이 과정에서 시크릿 송지은이 여주인공으로 합류하고, 유병재가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 거론되는 것까지 시너지를 내 기대감은 고조됐다.
하지만 분명 한계는 있었다. 정극 대본을 처음 써본 유병재를 비롯해, 'SNL코리아' 연출을 했던 김민경 PD 역시 드라마 연출을 처음 해본 탓에 기대했던 것 이하의 퀄리티가 만들어진 것. B급 코드를 활용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과, B급 완성도인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물론 주요직 스태프가 거의 입봉에 가까운 도전이다보니, 그에 따른 주변 인력 배치와 출연 배우 섭외 등 드라마 제작을 둘러싼 일련의 진행 사항에 적잖은 어려움이 생겼던 부분도 이런 문제점의 분명한 단초가 됐다.
그렇지만 '초인시대'는 그 자체로도 분명한 의미는 남겼다. 결과야 어찌됐든 주연과 대본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유병재의 능력과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어느 정도는 확인했고, 그외 김창환, 이이경, 송지은, 배누리 등의 젊은 배우들이 주연으로 자기 몫을 제대로 소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비록 '초인시대'의 성적표는 좋지 않았지만, 이후 유병재가, 또 이같은 B급 드라마가 성장하는 데 적잖은 밑거름이 됐다는 점은 확실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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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시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