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가 본격 탄력을 입은 가운데 극 중 아이유가 분한 신디 캐릭터의 변화가 큰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22일 방송된 '프로듀사'에서는 주인공들의 오밀조밀한 러브라인의 물밑 작업이 펼쳐지며 재미를 안겼다. 1회에서 일부 시청자들에게 혼란스러움을 안겼던 다큐적 성격이 멜로라인을 입으면서 보다 '드라마'에 힘이 실리게 됐다. 첫 방송에서 긴가민가했던 신디의 캐릭터 역시 매력 발산의 시작을 알렸다.
이미 냉랭하게 매니저에게 "나 탄수화물 안 먹는 거 모르냐"고 말하면서도 막상 건네받은 어묵을 맛있게 흡입하는 등 캐릭터의 반전을 예고했던 톱가수 신디는 '1박 2일' 백승찬 신입PD(김수현)와 엮이면서 그 인간적 매력을 높였다. 정글같은 연예계에서 10년간 살아온 까칠하고 도도한 이 얼음공주에게는 인간적인 면모, 의외의 순수함과 허당끼, 귀여움을 가미한 코믹함 등이 숨어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신디의 모습은 이성관계에 서툰 여자였다. '1박 2일'로 배정을 받은 백승찬은 앞서 비 오는 날 톱가수 신디에게 우산을 빌려준 상황. 우산반납에 대한 확고한 의지로 신디의 전화번호까지 받으며 반납 체크를 해 온 승찬은 '1박 2일'이 새로운 라인업을 꾸려야 하자 신디를 섭외하라는 미션을 받아 들었고, 바로 이 ‘우산’을 매개로 신디의 위치를 파악해 섭외요청 얘기를 건넬 수 있었다.
승찬의 접근에 여느 남자처럼 자신에게 작업을 건다고 생각한 신디였지만, 이런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백승찬은 "월급에서 (우산)연체료가 나갑니다"라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 신디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신디가 자신의 안티 카페 게시판에서 "어떤 남자가 우산을 빌려줬는데 그걸로 작업을 걸려는 줄 알았더니 그냥 우산만 달라네요. 이거 뭐죠?"라는 글을 남김으로써 승찬에 대한 호기심을 표현하는 신은 신디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감정의 변화가 캐릭터의 변화로, 그리고 이야기의 변화로 이어진다. 승찬에 대한 신디의 마음 변화는 앞으로 전개될 '프로듀사'에 큰 줄기가 될 전망이다.
1,2회 방송에서 닳고 닳은 어른들의 세계에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어른 아이'의 느낌을, 특유의 중저음 음색과 다소 나른한 연기로 보여준 아이유는 김수현과 밀당을 펼치며 보다 생기를 입었다. 당초 신디 캐릭터는 보다 카리스마에 방점을 찍는 여배우가 더 어울리지 않냐란 의견도 있었는데, 신디는 이렇듯 강한 척하면서도 세밀한 소녀 감성이 필요했다. 3회 방송은 신디란 캐릭터에 왜 아이유인가, 란 설명을 들려줬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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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캡처